“아프지말고 오래 버텨내라”
[송병승 기자의 현장인터뷰] GM대우 비정규직 투쟁 현장, 신현창 지회장을 만나다
2010-12-09 송병승 기자
- 반갑다. 갑자기 눈이 내리고 날씨가 추워졌다.
△ 기상청의 예보가 이렇게 잘 맞아 떨어질 줄 몰랐다. 아치에 올라 있는 지회원들이 추운데 고생이다.- 그간의 GM대우 비정규직지회 활동사항이 궁금하다
△ 비정규직 투쟁을 전개 한지 1200여일이 지났고 정문 아치 고공농성도 8일차가 되었다. 2007년 6월 고용불안이 지속되고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해 9월 노조를 결정했다. 노조가 결성되자 사측에서는 노조원을 폭행, 협박했고 노조간부들을 징계처리 했고 많은 조합원들이 해고됐다. 해고된 조합원들은 10월 GM대우 부평공장 서문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2008년 5월 복직안이 결정됐지만 10명밖에 복직할 수 없었고 복직한 이들도 대부분 회사의 압력과 따돌림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나오게 되었다. 이후 8월에 한 차례 더 복직이 있었지만 4개월만인 12월 예고 없는 휴업에 들어갔고 사측은 300만원을 제시 하며 희망퇴직을 권고했다.
많은 비정규직들이 이로 인해 퇴직했고, 약 10여명만이 남은 상태로 계속 투쟁을 진행해 나갔다.
선전전, 천막농성 등을 진행했고, CCTV 관저탑 고공농성, 한강대교 농성, 마포대교 투신 그리고 지금하고 있는 정문 아치 고공농성등은 우리가 목숨을 걸고 하고 있는 투쟁이다.
- 정문 아치 고공투쟁, 출퇴근 선전전, 촛불 집회 등을 진행중인데 사측 반응은 어떤가
△ GM대우는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초지일관 무관심의 한것이 그들의 태도이다. 자신들과 관계없다는 것을 내세워 겉으로는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걷과 속이 다르게 우리의 모습을 항상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 CCTV를 통해 감시하고 야간에도 좀더 잘 보기 위해 전등을 설치했다. 우리가 배포하는 선전 유인물을 몰래 가져가 읽기도 한다.- 12월 4일 ‘낫 사건’이 있었다
△ 현장에 나도 있었다. 아치 고공 농성자들에게 음식물을 올려 주려 하는데 어디선가 용역직원이 긴 ‘낫’을 들고 음식물을 올려주는 밧줄을 끊으려 했다. 진심으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너무 화가 났다. 항의를 하러 찾아 갔지만 역시나 경찰과 사측은 그저 무시하는 태도로 바라볼 뿐이었다.
- 현재 제일 힘든 점은 무엇인가
△ 나이가 드는 것이다. 우스겟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조합원분들이 나이가 들면서 투쟁과 삶의 연계점에서 힘듦을 느낀다. 현재 우리 조합원들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중반의 조합원들이 대부분이다. 사회적으로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 갖춰져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그러한 것들을 가지지 못한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가지지 못했다. 투쟁도 삶과 연관되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살기위해 투쟁하지만 투쟁의 시간동안은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곤 한다.- GM대우 정규직 노조도 있는데 정규직 노조와의 관계와 앞으로 연대 방안은 어떻게 진행중인가
△ 솔직히 말하면 정규직 노조와 관계가 묘하다. 아니 정규직 노조가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관계가 묘하다는 것이 더 옳겠다. 같이 일하는 동료지만 어색한 관계로 남아 있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을 보면서 안쓰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서로간의 신뢰관계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정규직과의 연대방안에 관련해 교섭단 회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실한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아치 위에 올라가 있는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내가 참 냉정한 사람이라... 아프지 말고 끝까지 오래 버텨내라. 이말 밖에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