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겉핥기’ 올해 국감 중간점수는 'C-학점'

‘민생 국감 뒷전’ 정쟁만 난립
與, 개정 국감법에도 ‘잠잠’
野, 국감 준비 제대로 못해

2017-10-24     홍승우 기자

[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하 모니터단)이 올 국정감사를 중간평가한 결과 ‘C-’라는 낮은 점수가 나왔다. 취업을 위한 학점 경쟁이 치열한 요즘 대학생들 기준으로 보면 낙제를 겨우 면한 점수나 마찬가지다. 국회의원들에게서 국감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게 모니터단의 설명이다.

24일 모니터단에 따르면 이번 국감은 갑작스런 여야정권 교체로 인해 이전 정부에 치중된 정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피감기관 기관수는 많고, 시찰 또한 늘어 국감을 심도 있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이 되지 못해 시작부터 형식적인 ‘꼼수 국감’이라는 평가다.

모니터단은 △북한핵·미사일 안보위기 △한미FTA재협상 △대중국관계 경색 등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여야 모두 민생국감은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위원회별로 정기국회 전 30일 국감을 할 수 있는 개정된 국감법에도 불구, 시행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 무능심판을 내세웠으나 국감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민생 정책국감보다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초반 안보, 민생의 목소리를 내다가 정계개편론 등으로 흘러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감 물흐리기'라는 혹평까지 더해졌다.

이번 국감의 경우, 여당(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은 과거정부의 적폐청산을 내세우고, 야당(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은 문재인 정부의 13가지 무능 심판을 내세우고 있다. 여야의 공수만 바뀌었을 뿐 고쳐져야할 국감 구태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모니터단은 “국감이란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권한 중 대정부통제기능”이라며 “정권교체가 되자마자 입장이 바뀐 여당은 무조건 정부를 감싸고, 야당은 이제 막 바뀐 정권의 잘못을 드러낼 수가 없어 맥 빠진 국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년 시정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붕어빵’ 국감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회를 상대로 제도적으로 시정조치요구사항에 대해 위원회별 평가팀을 만들고, 국감 전 시정요구처리상황을 요구한 의원이 직접 점검하는 등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하다"고 했다.

모니터단에 따르면 이번 국감은 701개에 달하는 피감기관을 선정하고도 시간단축 국감종료, 보여주기식 현장시찰 등으로 일관해 문재인정부 첫 국감이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오점이 남는 국감이 될 전망이다.

다만 모니터단은 △시정조치 불이행에 대해 강력한 점검 및 질타 △새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여야 간의 정리된 입장표명으로 국민 알권리 충족 △미실시 국정감사 감소(법사위 헌법재판소 국감 1곳 미실시)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