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신고리 공론화위-탈원전 놓고 '2라운드'

與 "원전 고장으로 7500억, 사고 은폐도… '탈원전' 엄호'
野 "공론화위 월권행사, 신규원전 백지화로 손해 1조"

2017-10-24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국정감사 후반전에 접어든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는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공론화 과정과 정부 탈(脫)원전 정책을 두고 여야 의원 간 설전이 반복됐다.산업위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피감기관에 대한 이날 국감에서 야당은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월권 문제와 신고리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에 따른 손실비용을 문제 삼았다.반면 여당은 원전사고 은폐·축소 의혹과 함께 지난 5년간 원전 고장으로 7543억원 손실이 있었다며 원전 안전 운영 문제를 부각시켰다.특히 이날 국감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고리5·6호기 건설을 재개하면서도 '탈원전 정책'은 유지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팽팽한 기싸움도 이어졌다.우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김도읍 의원은 "산업부 장관조차 국감에서 신고리 공론화와 탈원전은 별개라고 했는데, 법적 근거 없이 총리령으로 만들어진 위원회가 월권을 행사했다"고 질타했다.총리령으로 만들어 진 공론화위원회가 신고리 건설 재개를 권고하면서도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 결정을 하라고 한 점이 월권행위라고 지적한 것이다.공사 중단기간 동안의 매몰비용과 신규 예정 원전 계획 백지화로 인한 피해비용 문제도 거론됐다. 최연혜 의원은 "적법 절차를 밟은 공사가 대통령 지시로 3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며 "이 기간 1000억원의 피해비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윤한홍 의원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규 예정인)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건설계획이 백지화되면서 매몰비용만 1조원"이라며 신규 원전 중단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신한울 3·4호기는 경북 울진에, 천지 1·2호기는 영덕에 건설 예정인 신규 핵발전소로 문재인정부가 들어서기 전 계획됐다.국민의당 손금주 의원도 신규 핵발전소를 언급하며 "건설을 중단할 경우 매몰 비용이 8천930억 원이 들어간다"며 "탈원전이라는 에너지 정책 변화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런 정책 변화는 일방적으로 결정 돼서는 안되고, 국민의 동의와 국회의 논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바른정당 정운천 의원도 "독일과 스위스, 벨기에 대만 정도만 탈원전 정책을 펴고 있지 탈원전이 세계적인 추세가 아니다"며 "우리 원전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고 주장했다.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신고리 5·6호기와 관련된 공론화 과정의 의미를 중요하게 평가하면서 원전 보수 운영 비용과 원전 사고 은폐 의혹과 등을 언급하며 탈원전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대변했다.어기구 의원은 "신고리 5·6호기의 공론화 과정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건"이라며 "비전문가의 결정이라는 등으로 폄훼하는 야당의원의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어 의원은 "신고리 공론화 과정에서 1천억 원 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하는데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원전 고장으로 7천543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원전 안전 운영 문제를 부각시켰다.송기헌 의원도 "얼마 전 월성 3호기 냉각재 누설이 발생했는데 본사에는 10일 뒤에나 보고됐고, 주민들은 12일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됐다"며 "이런 문제조차 보고가 안 되면 어떻게 (원전이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한편, 이날 김도읍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의 월권 문제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자료 제출 이외의 발언을 하자 여당 의원들이 장병완 위원장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