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증여세 회피 의혹 확산… 중기부 ‘표류’ 위기?
중학생 딸, 母에 2억2000만원 채무… 이자만 연 1000만원대
부의 세습·학벌주의 옹호 실망 vs 장관자격 충분… 中企·벤처업계 ‘온도차’
2018-10-30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부의 세습', '학벌주의' 논란에 이어 가족 간 재산분배로 증여세 회피 의혹까지 받으며 자칫 중기부 수장 공백기간이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직면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세금 탈루 의혹으로 재조명된 홍 후보자의 재산 규모는 배우자와 딸을 합쳐 전체 55억7685만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2년에 신고한 21억7355만원 보다 약 34억330만원이 늘어났다. 이중 장모로부터 상속받은 서울 압구정동 한양아파트(8억4000만원)는 배우자와 4억1000만원씩 절반으로 분배했다. 또 배우자와 중학생 딸은 홍 후보자의 장모가 보유중인 서울 중구 소재 상가 건물(34억6000만원)을 각각 4분의 1씩(8억6531만원) 증여받았다.특히 홍 후보자 배우자는 지난해 경기도 평택 상가 지분 절반(9억2000만원)을 다시 받았고, 중학생인 딸에게 2억2000만원을 빌려주는 차용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차용계약에 따른 연 이자율은 8.6%, 올해는 4.6%까지 내린 채무 계약을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중학생 딸은 올해에만 1000만원이 넘는 이자를 엄마에게 지급해야 되는 셈이다.해당 의혹을 제기한 최연혜 의원(자유한국당)은 “홍 후보자의 부인과 딸이 맺은 금전소비대차계약은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세금탈루 목적으로 맺은 것이 아니냐”며 “부의 세습을 강력히 비판한 홍 후보자의 이념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최 의원은 “더욱이 중학생인 딸이 어떻게 매년 1000만원 훌쩍 넘는 이자를 납부할 수 있느냐"며 "법의 태두리를 교모하게 벗어난 홍 후보자의 행태는 중기부 장관에 오를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앞서 홍 후보자는 1998년 가천대(전 경원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할 당시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여기에는 명문대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의 한계를 지적하고, 세계의 천재와 경쟁해 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고 강조한 내용이 담겨있다.이와 관련해 논란이 증폭되자 홍 후보자는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많은 분들께 책의 취지와 이유 여하를 떠나 사과드린다”며 “기회의 균등과 개인의 특성이 존중받는 세상이 돼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으며, 저에 대한 검증 과정을 성찰의 기회로 여기고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한편 야권 한 관계자는 “신설된 중기부가 수장 공석이 장기화에 직면하면서 ‘개점휴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있다”며 “이번에도 청와대의 인사검증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며, 국민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정부가 지명한 홍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벽을 넘지 못한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의 자진사퇴 이후 약 38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러한 지명 소식에 중소·벤처·소상공인 업계는 각각 논평을 통해 환영의 입장을 표했지만, 홍 후보자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확연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먼저 중소기업 A 대표는 “논란은 풀고, 의혹은 명확한 입증자료를 통해 검증하면 되지만, 정부 정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혁신벤처생태계 조성을 주도할 장관으로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며 “만약 이번에도 자진사퇴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다면 중기부의 정책은 표류하고 위상 또한 추락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반면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홍 후보자는 보도된 바와 같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19대 국회에서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는 등 벤처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를 위한 정책 노력에 앞장 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솔직히 합법·불법·편법에 자유로운 자가 몇이나 되며, 이를 비판삼아 검증대에 올리는건 불합리하다”고 옹호했다.아울러 “정치권이 제기하는 문제라는 것들이 과연 중소·벤처·소상공인을 위해 대변하는 것인지 의문이며, 장관을 뽑는데 정말 중요한 검증 체제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내달 10일로 예정됐다. 이번 청문회에서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내각 구성의 종점을 찍기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야당은 청와대의 인사코드를 재조명한 반발과 각가지 의혹 등을 앞세워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