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확보 못하면 당장 내년 공무원 증원 무산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 SOC 예산 삭감, 법인세 인상 등 쟁점
2018-11-06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은 올해보다 7.1% 늘어난 429조원 규모로 예산지출 295.0조원, 기금지출 133.9조원으로 구성된다.특히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 국정과제 재정소요(18조7000억원)와 최저임금 인상 지원, 보훈보상 확대 등 추가 정책과제 재정소요(7조5000억원)를 반영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정부와 야당은 지출 규모를 확장적으로 편성하되,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한 점을 강조할 예정이지만 야당은 정부의 과다한 지출은 국민을 겨냥한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벼르고 있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혁신성장·공정경제에 발맞춰 여당은 ‘사람중심경제’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칠 예정이다. 여야의 입장차가 분명해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예산안의 핵심쟁점은 크게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 △사회간접자본(SOC)예산 삭감 △공정경제를 위한 세법 개정안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소득주도 성장,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아동수당 등정부가 내년 공무원을 3만명 증원하기로 계획함에 따라 공무원 예산안 확보는 여당의 핵심 과제가 될 듯 하다.이중 정부는 파출소·지구대 순찰인력 3500명, 군 부사관 4000명, 생활안전분야 6800명 등 국가직 1만 5000명에 해당하는 인건비 4000억원을 편성해 놓은 상황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예산도 마련했다. 정부는 내년에 7만 7000명 정규직 전환을 목표로 1226억원을 예산안에 반영했다.이에 대해 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공무원 충원과 정규직화는 국가 재정 부담을 늘리고 민간 고용을 도리어 위축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한편, 최저임금 인상· 아동수당 지급을 계획하고 있는 보건·복지·노동 분야의 예산(146조2000억 원)은 올해보다 12.9% 늘어나 분야별 증가율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아동수당(1조1000억원), 기초연금 인상(9조8000억원) 등이 편성돼 해당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에서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환노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일자리 안정기금(2조9천700억 원)이 쟁점 사안이 될 전망이다.◇혁신성장을 위한 한걸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내년도 예산안에서 SOC예산 편성액은 17조7000억원으로 올해(22조1000억원)보다 20% 줄어들었다. 정부와 야당은 그 동안 축적된 SOC 스톡을 고려해 신규사업을 최소화하고 과거 집행실적 등에 따라 연차별 소요를 재점검하는 등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해 지출규모가 크게 감소했다고 주장한다.아울러 문화·체육·관광 분야는 체육 부문(1.5조원 → 1.2조원), 환경 분야는 수질개선 관련 투자 (1.9조원 → 1.7조원),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9.0조원 → 8.7조원)도 지출이 축소했다.이는 향후 5년간 보건 ․ 복지 ․ 고용, 국방 등에 재원을 중점적으로 배분하고 SOC를 비롯해 환경, 산업 ․ 중소기업 ․ 에너지, 문화 ․ 체육 ․ 관광, 농림 ․ 수산 ․ 식품 분야의 절대 규모를 감소시키려는 정부의 계획이 내년도부터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이에 대해 6일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정부의 예산안을 보면 연구개발(R&D), 환경, 사회간접자본(SOC) 등 우리 삶의 질과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는 자랑스럽게 감소시키거나 증가율이 작은 수준”이라며 “대신 현금을 나눠주는 비중을 높였는데 이런 것이 과연 미래지향적인 것인지“라고 비판했다.SOC 등의 예산을 삭감한 정부는 반면 혁신성장의 동력을 마련할 목적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개발 투자 확대(1.2조원 → 1.5조원)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349억원), 데이터프리존 지정(10억원) , 투융자복합금융 융자 확대(1,500억원 → 1,800억원) 등 예산 증액을 편성했다.◇세법 개정안, 소득세 최고세율과 법인세 인상정부는 기존 소득세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에 적용되던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동시에 법인세 과표 2천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기존 최고세율(22%)보다 3%포인트 높은 25%로 적용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내놨다.여당은 초고소득자와 대기업을 겨냥한 ‘핀셋 과세’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기업부담이 커지면 경제활력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기재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초연금 확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복지사회 구현과 소득 재분배를 위해서는 개인과 법인의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내년 예산안 심사에 본격 참수한 것을 시작으로, 공청회(11월 3일), 종합 정책질의(11월 6~7일), 부별심사(11월 8~13일) 일정이 있고 12월 2일까지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