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에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

10~1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서 400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선보여

2018-11-07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이 11월 10~11일 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대단원을 장식한다.능소화 하늘꽃은 1990년대 안동 지역에서 4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미이라가 발견된 이야기를 토대로 한다. 40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만큼 미이라의 상태가 온전했던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보다 더 화제가 된 것은 미이라와 함께 묻혀있던 장문의 한글 편지와 머리카락을 엮어서 만든 미투리였다.편지의 내용을 분석해 본 결과 미이라의 주인은 이응태라는 이름을 가진 31세의 남자였다. 이응태의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묻은 편지는 조선 중기였던 당시를 생각하면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적극적이고 절절한 사랑을 담고 있었고, 미투리 또한 아내가 오랜 병마에 시달린 남편이 쾌차하기를 빌며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엮은 것이었다.이 이야기는 당시 전 세계를 감동시켰고,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리며 뮤지컬, 소설 등 다양한 장르로 재생산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조두진 소설가가 이 이야기를 토대로 소설 ‘능소화’를 집필했고, 2009년에는 소설을 바탕으로 한 창작오페라 <원이엄마>가, 2017년에는 이를 새롭게 발전시킨 <능소화 하늘꽃>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귀와 눈을 동시에 사로잡은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

창작오페라의 이야기는 하늘의 선녀였던 여늬가 소화 꽃을 훔쳐 달아나고, 하늘정원지기인 팔목수라가 그녀를 쫓아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주인공인 ‘응태’와 아내 ‘여늬’, 그리고 여늬를 쫓아 지상으로 내려온 하늘정원지기 ‘팔목수라’다.‘여늬’역을 맡은 주역 소프라노 마혜선은 “보편적이고 재미있는 소재에 한국적인 정서가 결합해 누구나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탈리아어나 독일어로 노래하는 기존의 유명 오페라들과 다르게 한국 창작오페라는 한글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부르는 입장에서도, 감상하는 입장에서도 공감과 이해가 훨씬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그는 “시대성을 띠는 경우가 많은 한국 창작오페라의 특성상 기왓장, 돌담길 등 배경이 단조로운 경우가 많은데, 이번 <능소화 하늘꽃>의 무대는 훨씬 세련된 느낌이 든다”며 “그러면서도 한국 전통혼례나 장례,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 삶의 윤회를 표현해냈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능소화 하늘꽃>,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브랜드로 거듭나다

이 작품은 정갑균이 연출과 더불어 직접 무대까지 디자인했고, 중국 텐진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지휘자 백진현이 지휘봉을 잡은 수작이다.  소프라노 마혜선과 유럽 현지에서 <나비부인>으로 유명한 소프라노 윤정난, 이탈리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테너 오영민 등 성악가들의 실력도 출중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을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폐막작으로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오페라의 실제 배경인 안동에서 공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배선주 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창작오페라를 제작하고 무대에 올리는 작업은 한국오페라의 발전에 있어 꼭 필요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향후 수년간 꾸준한 개작과 편곡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오페라로 키워내고, 나아가 세계무대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