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시장 증가하는데…여전한 ‘복지 사각지대’
한 해 택배 물량 20억4000여 개
택배 기사, 낮은 소득에 日12.5시간·400개 처리
2018-11-07 이종무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택배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적절한 대응이 미흡해 택배 기사의 열악한 처우와 인프라 부족 등 시장 내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택배 서비스 질적 수준 제고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7일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국내 택배 물량은 20억4666만여 개로 2015년 18억1590만여 개 대비 12.7% 증가했다. 더불어 1인당 매년 39.6회의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택배업 종사자 수는 2015년 기준 3만4000여 명, 택배 장비와 창고 수는 2만9900여 개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고, 4조24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이러한 현재의 국내 택배 시장은 온라인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함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향후에도 택배 이용도 그만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하지만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다양한 택배 업체가 진출하게 되면서 서비스를 통한 경쟁보다 가격을 통한 경쟁 체제를 심화 시켜 택배 기사 등 종사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소득 수준, 관련 물류 인프라 공급 부족 등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교통연구원의 화물운송 시장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택배 기사의 하루 평균 근로 시간은 12.5시간, 취급 물량은 263건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등 고밀도 대도시 지역에서는 하루 평균 400건 정도의 택배를 취급하는 종사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높은 수준의 업무 강도에 비해 이들의 한 달 평균 수입은 235만원으로 개별 근로 시간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시간당 평균 순수입은 7490원으로 내년도 인상된 최저임금 7530원보다 낮은 실정이다.여기에 택배 관련 물류 인프라 공급도 부족해 종사자의 근무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택배 분류와 집·배송 작업 시간을 지연시키고 택배 서비스 품질 악화를 초래한다는 분석이다.전문가들은 종사자들의 노동 강도를 완화하고 임금 수준을 향상시키는 등 택배 노동 시장을 정상화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 내 공공 부지를 활용하는 택배 인프라 확보 등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이지선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 연구위원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 구축”이라며 “택배 서비스 시장에서 차량 운행, 작업 행태 등 근로자의 근무 환경 등 매우 구체적인 수준의 데이터가 거의 없어 관련 정책을 집행하는 데 필요한 효과 분석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무인배송시스템 등 말단 배송의 물류 공동화, 택배 장비와 인프라 확보 역시 미시적인 데이터를 구축한 뒤 택배 시장의 정상화와 효율화를 위한 정책 추진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