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정계개편 본격 시동?...국민의당 동교동계 '安 책임론' 논의

국민의당, 안철수 VS 호남계 의원 갈등 증폭....'정책연대' 타격
안철수 "바른정당과 선거연대 시도 입장 변함없어" 갈등 불씨

2017-11-09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국민의당 정책연대 파트너인 바른정당이 소속 의원 집단탈당으로 분당 수순을 밟게 된 바, 이로 인해 촉발된 정체성 갈등으로 국민의당 내에서 민주당으로의 통합론이 대두되고 있다.국민의당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밀어붙였던 안철수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호남 중진 의원들과 가까운 당 고문단의 동교동계 인사들이 9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하며 안 대표 책임론과 더불어민주당행(行) 등을 논의했다.동교동계란 야당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집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그를 보좌했던 측근들을 일컫는 말로, 국민의당 창당 산파 역할을 맡으며 안 대표의 후원자를 자처했다.그러나 국민의당 내부 동계동계와 친안계(친안철수계)는 대선 과정에서 부터 특히 동교동계의 정신적 지주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이견이 깊어지면서 충돌했다.지난번 문준용 증거조작 사건 이후에는 안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했을 때도 동교동계는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탈당 및 안 대표에 대한 출당을 거론하기도 했다.이에 더해 최근에는 당 정체성에 위반되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지휘한 안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며,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암시하는 행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다만 이들도 아직까지는 국민의당 탈당 후 민주당 입당 또는 당 대 당 통합론을 입밖에 꺼내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자유한국당이 원내 1당이 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통합론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그러나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최근 민주당 동교동계 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리는 행보를 살펴보면 국민의당 탈당 후 민주당 입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국민의당 고문인 이훈평 전 의원은 지난달 24일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함께할 수밖에 없는 관계 아니냐"며 "안 대표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탈당이 가시화되면 국민의당 내에서 최소 10명 이상의 의원들이 민주당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 내에서도 최근 한국당과의 의석수 차이가 단 5석에 불과해 문재인 정부의 혁신 입법 통과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나 일부 호의적인 의원들이라도 받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한편, 국민의당 내 친안계와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론에 반발하는 호남의원들 간의 대립구도가 날이 갈수록 첨예해 지는 가운데, 안철수 대표는 당내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며 당 내홍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그러나 안 대표가 이날에도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 시도 입장 변함없다"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이에 반해 동교동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안 후보를 비판하는 등 국민의당이 당내 갈등을 정상적으로 봉합할 수 있을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