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박물관, ‘만화가의 시간여행’ 박부성 展 개최
'명견 루비', '산소년' 박부성 작가가 다시 그린 1960~70년대 표지 원화 등 16일 부터
2018-11-09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한국만화박물관(이하 박물관)이 1960~70년대 우리 만화를 이끈 박부성 작가의 만화인생을 조명하는 기획전시 박부성 展 ‘만화가의 시간여행’을 11월 16일부터 2018년 4월 15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 제1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 유·소년기의 자연, 놀이, △일제시대, 피난 경험, △ 그림을 좋아하는 소년과 가난, △ 운명적인 만남, 만화가 ‘박부성’의 탄생, △ 창작의 시련, 합동의 탄생과 소년한국일보와의 출판 △ 마지막 이주, 미국 이민 등 작가가 경험한 시간과 공간을 자서화 작품과 함께 여섯 부문으로 나눠 입체적으로 보여준다.1938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한 박부성(본명: 이세희) 작가는 해방 후 월남해 서울과 충청북도에서 자랐다. 만화 대본소가 성행하던 1960년대 초반 서울대 미대에 재학 중이던 작가는 순수미술을 공부하던 중 친구의 권유로 학비를 벌기 위해 만화창작을 시작했다.박부성 작가는 당시 《클로버 문고⟫ 소속이었던 박기준 작가의 <고향눈>과 박기정 작가의 <가고파>를 이어받아 속편을 연재하면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본인의 순수 창작물인 <산소년>을 출간하면서 인기작가 반열에 오르게 됐다.그로부터 20여 년간 꾸준히 단행본 만화작업을 하면서 박기정, 박기준 작가와 함께 1960년대를 이끈 ‘삼 박(朴)’작가로 불리며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1970년대 들어서 《소년한국일보⟫에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고 만화가협회 부회장도 역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박부성 작가는 1981년 미국으로 이민 후 작품활동을 중단했다.박부성 展 ‘만화가의 시간여행’은 박부성 작가가 본인의 만화인생을 정리하며 지난 7년간 500여 점의 자전적인 그림을 그린 것을 계기로 성사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1960년대 발간된 단행본조차 구할 수 없는 박부성 작가의 캐릭터들을 작가의 자필 원화로 다시 만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한국만화영상진흥원 김동화 이사장은 “이번 한국만화박물관 기획전시를 통해 박부성 작가의 작품을 재조명하게 된 것과 작가를 다시 만나게 된 것 모두 무척이나 반갑다”며 “이번 전시가 어려웠던 그 시절을 추억하고 박부성 작가 작품의 가치를 재평가 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1960년대 작가와 함께 활동한 박기준 작가는 “1980년대 훌쩍 미국으로 떠났던 박 화백이 그 동안의 공백을 메울 귀국전을 열고, 그때 못 다한 작품들도 새롭게 펴내 볼 수 있게 되다니 감개무량하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작가의 장녀인 이선영 씨는 “이번 전시를 흔쾌히 승낙한 뒤 기쁜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그가 그림을 그리는 진정한 이유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데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한국만화박물관은 지난해 또 다른 1960년대 대표작가인 박기정 작가전 <박기정의 ‘도전’>을 개최한 바 있다. 올해는 같은 시기 함께 활동했던 박부성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함으로써 당시의 열악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천대받던 1960년대 한국만화사를 정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