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재벌들 법위반 행위와 관련) 앞으로 이제 원칙적으로 행위주체(실무자)들도 다 고발할 것입니다.”지난 10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세종청사에서 열린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TF’ 브리핑에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개선은 너무 늦어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김상조 위원장은 이같이 답변했다.김 위원장은 “오늘 (TF 중간보고의) 주된 이슈는 전속고발권을 어떻게 할 것이냐이지만 이 모든 논의의 전제는 공정위가 고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 상당부분 해결될 것”이라면서 “공정위가 고발지침을 개정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자연인 고발을 할 때에도 임원만 고발하는게 사실상의 관행이 있었는데 실제로 임원들이 그 행위에 가담했다는 증거를 확인하는 건 굉장히 어려웠고 실제로는 실무자들이 결정하고 실행했다는 증거는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실무자 고발을 거의 안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개정된 고발지침이 시행되면 원칙적으로 행위주체 고발을 반드시 포함할 것”이라고 했다. 또 “사전 규제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마 시행은 12월 말 내년 초 예정이 될 것 같다”고 개정 시기도 예고했다.'고발지침(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행위의 고발에 관한 지침)’은 1997년 4월에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서 그 위반의 정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중대해 경쟁질서를 현저히 저해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찰총장에게 고발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된 이후 고발대상이 되는 사건의 정형 및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처음 제정됐다.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현황을 보고할 때 ‘고발지침 개정’에 대해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개정 시기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공정위는 이미 2014년 8월 20일 고발지침 개정에 따라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등에 대한 고발기준을 신설·구체화·계량화하고 담합 등 위법행위에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임직원 등에 대한 개인 고발기준을 만들었다.이번 개정은 여기서 더 나아가 위법행위에 대해 고발 대상을 ‘실무자’까지 넓힌다.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갖고 있는 고발권을 적극적이고도 엄정하게 행사할 때 비로소 어느 법에서 전속고발권을 어느 정도까지 폐지할 것인지 하는 우리 사회의 결정에 단초가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