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정원 직원 월급은 아내에게도 '비밀'”

2010-12-29     송병승 기자

[매일일보]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에 다니는 남편과 이혼소송을 진행중인 여성이 재산 분할을 위해 "남편의 월급 내역을 알려달라"며 국정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패소 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국정원 직원 부인 A씨가 국정원장을 상대로 낸 정보비공개결정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국정원 직원의 급여 및 수당은 비공개 정보라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정원 직원의 급여 및 수당에 관한 정보는 법령상 비공개 대상인 국정원 예산집행내역의 일부"라며 "근로의 대가라는 성격을 가진다거나 정보공개청구인이 배우자라고 할지라도 비공개 대상"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며 "기록에 따르면 양우공제회(국정원 전·현 직 모임) 예상퇴직금 목록 등은 국정원이 보유·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증거가 없다며 청구를 각하한 원심은 위법하다"면서 이 부분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2008년 5월 남편과 이혼소송 중 국정원에 남편의 월급 급여, 퇴직금, 기타 보너스 금액 공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국정원 예산은 국회의 예산심의에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A씨의 남편의 급여 등이 공개될 경우 국정원의 운용비와 업무활동비가 역추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 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