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가 자유롭나"...국회 덮친 특활비 논란

與 "홍준표의 변명…진실 밝혀야"
野 "검찰-법무부 상납 의혹도 규명해야"

2017-11-20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상납 수사를 현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으로 확대하자, 한국당은 검찰-법무부의 특활비를 이슈화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잠복해 있던 국회내 특수활동비 문제까지 불거지는 등 국회가 특활비 문제에 허우적대고 있다.20일 대검찰청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자 자유한국당 현역의원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통(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자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전 정권의 실세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약 1억원의 특활비를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이에 더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연루 당시 불거진 한나라당 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등 '특수활동비 횡령 의혹'에 대해 2년6개월만에 말을 바꿔 논란이 되고 있다.홍 대표는 지난 2015년 5월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매달 ‘국회 대책비’로 나온 4000만~5000만원씩을 전부 현금화해 국회 대책비로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 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그러나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주에만 자신의 특활비 유용 의혹과 관련된 해명 글을 세 차례나 올렸다. 그는 지난 18일 "당시 지급된 4000만원~5000만원의 특수활동비 중 자신의 급여로 충당하던 비용을 대체한 뒤 나머지 금액을 배우자에게 생활비로 지급했다"고 밝혔다.홍 대표 자신은 특활비를 유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인데, 그는 "그 돈들을 모아 집사람 비자금으로 만들었고 그 중 1억2000만원을 기탁금으로 낸 것"이라고 말했다. 특활비 남은 돈을 집에 주었다는 과거 발언과는 다른 내용이다.박근혜정부 국정원 특수활동비 40여억원 청와대 상납 의혹, 최 의원 1억원 수수 의혹이 터지며 국회로 불통이 튀고 시민단체가 홍 대표 고발 조짐을 보이자 2년6개월만에 다른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이와 관련, 민주당에서는 "검찰은 즉각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 의원, 홍 대표의 특활비 횡령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여당의 공세가 심해지자 한국당은 검찰 역시 100억원에 달하는 특활비를 법무부에 상납했다는 의혹을 끄집어 내어 청문회를 통해 따져보자며 청문회를 요구하는 등 맞불작전을 놓고 있다.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검찰 특활비는 수사에만 쓰게 돼 있는데 일부가 법무부에 건네졌다고 판단, 법사위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한 뒤 여의치 않으면 국정조사도 검토할 수 있다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이에 법사위 소속 여야 간사들은 이날 청문회 개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모였으나, 여당과 국민의당의 반대로 청문회 대신 오는 23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출석시켜 해명을 듣기로 결정했다.이와 관련해 권성동 의원은 이날 법사위 간사단 회동 결과를 밝히는 자리에서 "형평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정원·검찰 모두)특활비 구조가 똑같은데 자기들은 결백하다. 그러고 저쪽은 범죄가 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사정당국의 수사 움직임에 불쾌감을 표출했다.같은당 홍 대표도 이날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특활비나 국정원의 특활비나 다를 바가 전혀 없다"며 "(전 국정원장들이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똑같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같은 선상에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처럼 국회가 특활비 문제에 발목이 잡혀 검찰이 현역의원 국회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지경에 이르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정부·여당에 항의하고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3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최근 (국정원 특활비 상납관련으로) 정보위 출신 여야 의원 5명을 운운한 얘기가 있었다"며 "그것과 아울러 최경환 의원실이 (검찰에) 압수수색당한 것에 대해서 국회의장으로서 불쾌감을 드러내고 항의했다는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