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對동남아 투자액 對中 추월…新전진기지 되나

2014년 첫 추월…中 인건비 상승·성장 둔화 탓

2018-11-21     이종무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최근 국내 중소기업의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가 중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동남아 지역이 중국의 뒤를 이를 제2의 생산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2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중소기업의 동남아 주요국 투자 실태에 대한 평가와 정책 시사점’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동남아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05년 10.3%에서 지난해 14.2%로 증가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대동남아 직접 투자 금액은 한·아세안(ASEAN) 투자 협정이 이뤄진 2009년 당시 21억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현재 51억달러 규모로 늘었다.특히 2014년부터는 대(對)동남아 투자액이 대중국 투자액을 처음으로 추월했고 투자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동남아 투자 비중의 확대는 2008년 세계적 금융 위기 이후 중국의 외자 기업 우대 축소, 중국 내 인건비 상승, 성장 둔화 등 요인에 따라 중국으로 발길을 돌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이 대안 시장으로 동남아 지역에 관심을 둔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생산 기지 다각화를 통해 투자 리스크를 분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국내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동남아 국가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다.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이들 국가에 진입했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자료에 의하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활동 중인 국내 중소기업은 각각 522개, 2723개로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 가운데 70% 이상이 이들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다.더불어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를 보면 지난 7월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 진출한 누적 신규 법인 수는 전체 동남아 국가 중 55%를 차지한다. 특히 이들 국가에 진출한 제조업체의 비율은 67%에 달한다.국내 중소기업의 동남아 지역에 대한 진출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아직 동남아에 진출한 중소기업의 경영 실태에 대한 근본적인 조사를 진행한 연구는 드물어 그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 성과를 측정하는 데 해외 진출 역량이 중요한 가늠자이기 때문이다.여기에 동남아 시장 개방이 늘어날수록 우리 진출 중소기업을 치열한 경쟁에 노출시키는 부정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어 해당 시장에 대한 국내 중소기업의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곽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해외 진출 기업에 대한 정보 접근에 제한이 있어 중소기업이 겪는 문제점과 대응 정도를 시의성 있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동남아 진출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현황 조사가 선행돼야 하지만 현황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 속에서 진출 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의 근간이 형성되다보니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