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해지 엄격' 등 금융업계 불공정약관 시정 요청

2018-11-21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공정거래위원회는 금융투자회사, 은행 · 상호저축은행에서 사용하는 약관을 심사하여 13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에 대하여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금융위는 금융투자회사, 은행 ·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신고 · 보고 받은 제 · 개정 약관을 공정위에 통보하고, 공정위는 통보받은 약관을 심사한 후 약관법에 위반되면 금융위에 시정요청을 할 수 있다.이번에 공정위가 금융위에 시정 요청한 주요 불공정 약관은 금융투자회사와 은행 · 상호저축은행으로 나뉜다.우선 금융투자회사의 토지신탁계약서 약관에는 계약해지와 관련해 2개 유형의 불공정약관 조항이 있었다.해당 약관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관련 신탁계약에서 위탁자는 이해관계인 전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탁자의 귀책사유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이 엄격한 해지 요건은 사실상 계약 해지를 못하게 해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지권을 배제하는 조항이다. 또 수탁자가 ‘경제 사정의 변화 등 기타 상당한 사유’로 신탁사무 수행이 불가능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 역시 포괄적이고 불확실해 시정요청했다.은행에는 9개 유형, 상호저축은행은 2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조항을 확인했다.은행 및 상호저축은행 수입대금송금서비스 약관에는 약관을 변경할 때 1개월 전에 영업점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알린다고 돼 있다. 그러나 약관을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할 때는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충분히, 그리고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야 하므로 불공정 약관으로 판단했다.또 수출금융상품 중 하나인 수출팩토링 약관에서는 기한이익상실 사유도 추상적으로 규정했다. 기한이익을 상실하면 채무자는 만기 전이라도 대금을 모두 변제해야 하는데 그 사유를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규정해 은행이 임의적으로 변제 기한을 앞당길 여지가 있었다.이 밖에도 공정위는 △은행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를 불문하고 은행의 손해 배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약관의 변경에 대한 고객의 이의 제기 방식을 서면으로 한정한 조항 △은행의 업무 수행으로 알게 된 가맹점의 모든 정보를 관련 기관 및 업계 등에 광범위하게 제공하도록 한 조항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재판 관할의 합의 조항 등을 시정 요청했다.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관계자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금융투자, 은행·상호저축은행 분야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해 금융 소비자의 권리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금융 거래 분야의 약관에 대한 법 위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공정한 금융 거래 질서 확립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