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내년부터 자기부담금 높아진다
2011-12-30 이황윤 기자
또 장기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자동차보험료 할인율이 현행 최고 60%에서 70%로 확대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국토해양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공정거래위원회, 보험업계 등과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자동차보험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교통사고를 보험으로 처리할 때 운전자가 내야 하는 자기부담금 비율이 높아진다. 지금까지는 운전자가 자동차보험 계약을 할 때 정한 일정금액만 내면 나머지 사고처리 비용은 모두 보험사가 부담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운전자가 사고처리 비용의 20%를 부담하는 비례공제방식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처리 비용으로 총 200만원이 나왔다면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운전자가 5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됐지만, 앞으론 자기부담금으로 40만원을 내야 한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그간 보험료 할증기준이 되는 금액이 다양화(50만→200만원)되면서 수리비 규모가 높아지는 등 모럴헤저드가 심각한 실정"이라며 "이같은 이유 등으로 일부 보험사의 부실화 소지가 다분해 이같은 대책방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보험료 할인혜택이 현재보다 10%포인트 늘어난다. 지금까지는 12년 이상 무사고 운전에 대해 최고 60%까지 보험료를 할인해 줬다. 그러나 앞으로는 무사고 경력 13~18년에 대해서도 보험료를 추가 할인해 주기로 했다.
반면 교통법규 위반 운전자에 대한 보험료 할증기준은 강화된다. 현재 운전자가 매년 보험계약을 갱신할 때 속도·신호위반이나 중앙선을 침범한 실적이 2건 이상이면 5~10%의 보험료 할증이 적용, 보험료가 오른다. 1년 단위로 적용해온 법규위반 실적을 앞으론 2년 단위로 늘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 정비요금과 관련된 '상생협력협의체'가 신설된다. 이는 현재의 정부 주관 정비요금 공표제도를 개선,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정비요금이 결정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히 경미한 상해환자가 48시간 이상 입원할 경우 보험사가 점검한 후 필요할 경우 입원필요성을 해당병원이 다시 판단하도록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보험사가 대리점에 과다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보험사별 판매비 규모를 예정사업비의 40%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키로 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의 개선방안을 즉시 추진하되, 법규 개정사항 등은 내년 1~3월 단계적으로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보험소비자연맹은 "이번 대책은 그간 논의되었던 보험금 누수의 가장 큰 원인인 허위환자를 막을 수 있는 '진료수가 일원화, 심사일원화' 와 '정비업소 과잉수리'에 대한 핵심 내용이 빠졌다"면서 " 18년 무사고시 70% 할인 등은 소비자가 혜택을 받기 어려워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다음은 자동차보험 개선대책과 관련된 일문일답 내용이다.
-자기부담금을 정액제에서 비례제로 전환하면 국민들의 부담이 증가되는 것 아닌가.
"사고를 낸 사람음 보험처리시 본인 부담이 증가하나, 대부분의 사고가 없는 사람은 부담이 증가하지 않는다. 아울러 자기부담금 비례제가 제대로 작동되면 향후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가 인하(또는 인상억제)되는 효과가 있다."
-과태료 납부자 보험료 할증, 교통법규 위반 할증 강화 등은 국민들의 자동차보험 인상 부담으로 연결될 것 같은데
"교통법규위반자의 할증보험료는 법규준수자의 보험료 할인재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증가는 없을 것이다."
-정비요금공표를 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정비요금 공표제도 시행 이전에도 보험사와 정비공장간에 개별계약을 통해 정비요금이 자율적으로 결정됐다. 다만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보험업계, 정비업계간 상생협력추진위원회를 운영해 상생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입원의 필요성을 48시간을 기준으로 재판정해야 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입원을 막기 위해 경미한 상해는 통원치료를 원칙으로 하지만 경미한 상해일지라도 증상의 악화 등으로 불가피하게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입원하더라도 48시간 정도면 충분한 입원치료가 되고, 추가적인 입원여부의 판단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