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13월의 폭탄’ 올해도 싱글족은 못 피한다
경단녀·다자녀 세액공제 혜택 강화
미혼 직장인 세액공제 항목은 미비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올해도 싱글족은 '13월의 폭탄'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연말정산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연말정산부터는 몇 가지 항목이 수정되거나 새로 도입돼 꼼꼼하게 챙겨봐야 한다. 다만 기혼자에 비해 미혼 직장인들을 위한 세액공제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국세청 홈택스에서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가 시행 중이다. 미리보기 서비스는 전년도 금액으로 채워진 공제항목을 올해 사용 예상액으로 수정하면 연말정산 세액을 미리 계산해주는 서비스다. 예상세액의 증감 원인과 항목별 공제 한도, 절세 도움말, 유의사항 등 연말정산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도 함께 받을 수 있다.
올해 새로 도입된 세액공제 항목을 살펴보면 우선 월세 공제의 경우 작년까지 국민주택 규모(85㎡) 이하의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서만 가능했다. 올해부터는 고시원 월세도 공제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등 부양가족의 월세까지도 공제가 가능해졌다.
경력단절 여성이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는 경우 취업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달까지 발생한 소득에 대해 소득세의 7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연간 150만원 한도로 적용된다.
지난해까지 1명을 출생 또는 입양할 때 일률적으로 30만원 공제를 제공했지만 올해부터는 첫째는 30만원, 둘째는 50만원, 셋째부터는 70만원으로 공제 액수를 차등 확대했다. 또 올해부턴 신용카드로 중고차를 구입한 경우 10%까지 공제된다. 난임 시술비에 대해선 일반 의료비(15% 공제)보다 높은 20% 공제율이 적용된다.
위의 항목 중 고시원 월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기혼 직장인들을 위한 혜택이다. 국세청 관계자도 “연령대가 높은 미혼 직장인은 신용카드 공제와 연금저축 가입 등을 제외하고는 (기혼자에 비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말정산이 싱글족에게 세금폭탄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27.9%(540만 가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20~39세 1인 가구는 전체 1인 가구의 약 35%(188만 가구)로 이 같은 사회 구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회 구조를 연말정산에도 정부가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년 연말정산 시즌마다 미혼 직장인들의 불만은 속출하고 있다. 세액공제 항목이 기혼자에 비해 적어 비슷한 급여를 받고도 세금을 환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3월의 폭탄’이란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보건복지부가 저출산 보완 대책 검토 중에 싱글세도 검토 중이란 보도에 미혼 직장인들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표준세액 공제금액을 기존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1만원 인상한 바 있다.
표준세액공제는 특별세액공제를 신청하지 않으면 적용되는 세액공제 방식이다. 특별세액공제에 해당하는 항목은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월세액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