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스트레스’ 시달리는 금융소비자

한은, 30일 금통위서 기준금리 1.5%로 0.25% 인상 여부 결정
업계, 기준금리 1%포인트 오를 시 대출금리 최대 3%포인트까지 오를 것
기준금리 인상 시 원화 강세 가속화 수출 악영향…중소·수출업체 타격

2018-11-27     박수진 기자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한국은행이 이번주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자와 앞으로 대출을 받아야 할 이들, 그리고 중소·수출업체들은 비상에 걸렸다.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시장금리도 따라 오르고 이자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원화 강세도 심해져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중소·수출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30일 오전 9시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를 열고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상할지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해 6월 연 1.50%에서 1.25%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로 현재까지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실제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금리는 최대 3%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실제 대출금리는 0.5%∼0.75%포인트까지 오른다는 얘기다. 특히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경우 채무부담이 높아져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가계신용은 1419조1000억원으로 가구당 평균 부채가 7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미 집단대출 등이 진행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기 힘든 사람이 신용대출로 갈아타는 풍선효과도 이어지고 있다.반면 가계 실질소득은 2015년 4분기 이후 감소하고 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가처분소득을 늘릴 수 있는 고용시장이 불안해 금리인상시 가계가 지갑을 닫아버릴 수 있다.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투자도 늘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원화 강세가 가속화돼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원화강세가 장기화되면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중소·수출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는다.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달러당 1085.4원에 거래를 마쳐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달 1130원대 중반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가파르다. 이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인상되면 원화가치 상승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현재 원화는 달러뿐 아니라 주요국 통화 대비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2018년 환율 전망: 달러 약세, 아직 갈 길이 멀다’ 보고서에서 내년 3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이 달러당 1080원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LG경제연구소도 “최근 원화가치 절상 흐름이 가팔라지면 수출 기업의 영업이익 등에 악영향 미칠 가능성이 크고 이런 부분들이 경기 흐름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대출자는 물론 예비 대출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내수가 불안한 가운데 최근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여건 조차 좋지 않아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