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위기인데 정부대책은 걸음마
1인 가구 소득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
2018-11-28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올해 3분기 1인 가구 소득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2인 이상 가구 소득은 2년 여 만에 가장 크게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전체가구의 30%에 육박할 정도로 정도로 1인 가구가 우리나라의 주된 가구 유형이 됐지만 1인 가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청년층과 노년층이 ‘빈곤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1인 가구 정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1인 가구 소득은 167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3.51%(6만1000원) 줄었다. 이는 2013년 4분기 3.54% 줄어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반면 지난 3분기 2인 이상 가구 소득은 2.1% 증가해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1인 가구 소득의 감소세는 소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4.40%나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의 근로소득은 올해 1분기 1.48% 줄어든 이후 3분기 연속 줄고 있다.하지만 은퇴한 노년층과 장기 실업에 소득이 불안정한 20‧30대가 대다수인 1인 가구에 대해 정부의 정책은 미미한 수준이다.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저소득 여성1인가구에 LH 등을 통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역세권 등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85㎡이하 원룸·오피스텔 등을 매입해 시중전세가의 30% 수준으로 임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청년 1인 가구’ 공약 이행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30세 이하 단독세대주에 대한 민간금융 주거자금 대출 확대 △사회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여전히 1인 가구 정책이 주택 공급 등에 그쳐 연말정산 세금 환급, 건강보험 제도 등 각종 사회복지 정책의 표준 대상에 1인 가구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에 발간한 ‘우리나라 세대별 1인 가구 현황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인 이상 가구보다 고용, 소득, 주거, 의료, 안전 등에서 더 많이 노출돼 있다. 특히 노년층 1인 가구는 소득이 끊겨 ‘빈곤화’가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히고, 청년층은 전·월세 보증금 부담 등 주거 불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다인 가구에 비해 공동생활에 따른 비용 절약 효과 등이 없어 소득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1인 가구의 빈곤화는 더 심화될 수 있다. 이에 따른 정부의 근본적인 정책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