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청소·경비 점거 농성 2일차, 방한용품 막아 마찰

학교 측 "추후 입찰 통해 새로운 노동자 찾을 것"

2012-01-05     송병승 기자
[매일일보] 지난 3일부터 홍익대학교 청소, 경비 노동자 170여명은 총장실과 문헌관 1층 사무처를 점거 후 ‘고용승계’를 외치며 농성 중에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이 방한용품 반입을 막아 한때 마찰이 일어나는 등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농성을 진행 중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50대가 넘은 청소, 경비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서울경인지역 공공 서비스 지부 지부원, 그리고 홍익대학교 학생 및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현재 아침, 점심, 저녁 학내 선전전 및 문화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4일 현장을 방문한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농성중인 노동자들에게 “저도 국회의원을 하기 전 청소 노동자 였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현실과 심정을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홍 의원은 “새로 만들어진 여러분들의 노조를 축하하며 상위 노조와 함께 연대해서 꼭 승리 할 것이다”라고 격려 했다.또한 홍의원은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이니 서로 화합해서 여러분들이 일하던 일자리로 꼭 돌아 가길 바란다”면서 “저 역시도 국회로 돌아가 여러분들을 도울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고 전했다. 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얼음 바닥에서 첫 날을 보낸 노조원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 방한용품을 학교로 들이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학교 측 직원들이 정문에서 차량을 막아 노조원들과의 마찰이 일어났다. 오후 6시30부터 약 30분간 대치 상황이 벌어지면서 학교 측 직원들과 노조원들 사이에서 언성이 높아지고 욕설이 오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노조원들은 “우리가 불법 무기를 학교에 들이는 것도 아니고 방한용품을 들이려 하는데 왜 막아서냐”며 목소리를 높혔다. 하지만 학교측 직원들은 “합법적으로 학교에 목적이 있어서 들어 가는 차량은 막지 않지만 이 차량의 경우 농성을 장기적으로 진행하게 하고 학교에 해를 입히는 물품들이기에 들여 보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6시 30분부터 시작된 이 실랑이는 약 30분 가량 진행되었으나 학교 측 직원이 “알아서 하라”며 물러나고 방한용품을 실은 차량이 학내로 진입하면서 마무리 되었다.

한편, 홍익대학교 청소, 용역 노동자들은 지난 12월 31일 용역업체와 계약이 만료되어 재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용역 업체가 손을 떼면서 일자리를 잃게 되었고 이후 지난 3일 부터 사무처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현재 학교 측은 청소, 경비 노동자들이 빠진 자리를 사무직 지원들과 그 지인들을 투입해 학내 청소 및 시설관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학교 측은 “청소, 경비 노동자들이 빠진 자리로 인해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사무직 직원들이 돌아 가며 건물 당직을 스고 있으며, 추후 용역업체 입찰 등을 통해 새로운 노동자들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대부분의 청소, 경비 노동자들이 용역업체를 끼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학교의 정직원이 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