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수급사업자간 전속거래 구조를 완화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연내 발표하고 향후 기술자료 단순 유출도 위법행위로 보는 하도급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공정위는 제조‧건설‧용역업종에서 5000개 원사업자와 이들과 거래하는 9만5000개의 하도급업체를 대상으로 28개의 행위 유형별 법위반과 거래조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당특약 등 계약단계에서의 불공정 행위가크게 감소하는 등 하도급업체들의 거래조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파악했다. 조사에 따르면 거래시 특약 설정, 표준하도급계약서 미사용 등 계약단계에서의 불공정 거래가 상당 부분 개선됐다.부당특약을 설정당한 하도급업체의 비율은 2015년 7.7%에서 지난해는 7.3%, 올해 2.2%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종의 경우 특약설정이 14.3%에서 6.0%로 절반 이상 줄었다.2014년 2월에 도입한 ‘부당특약 금지제도’가 시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공정위는 풀이했다.표준하도급계약서를 통해 계약을 체결한 하도급업체의 비율도 71.8%로 전년(54.1%)에 비해 17.7%p 크게 올랐다.하도급업체들의 경영 위기를 유발하는 대금 미지급 건은 지연이자‧어음할인료‧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수수료‧선급금 미지급 등 항목에서 전년에 비해 0.3%p~3%p 감소했다.공정위는 대금지급 건이 이와 같이 개선된 점에 대해 ‘대금미지급 빈발업종 집중점검’, ‘익명제보센터 운영’, ‘대금 부당 결정‧감액도 3배소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거래조건에 있어서는 ‘현금’으로 지급해주는 원사업자의 비율이 2015년 51.7%에서 지난해 57.5%, 올해는 62.3%로 3년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공정위는 특히 이번 조사에서 ‘기술자료 제공요청 등에 대한 실태’ 와 ‘하도급업체에 대한 원사업자의 경영 간섭’ 관련 내용을 설문항목으로 추가해 점검했다. 이를 통해 확인된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원･수급사업자간 전속거래 구조를 완화하는 방안이 포함된다.한편 이번 조사 결과 대금 미지급, 서면 미교부, 부당특약 설정 등 단 한 건이라도 법위반 혐의 사실이 있는 원사업자는 1589개인 것으로 확인됐다.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결과 법위반 혐의가 있는 원사업자에 대해서는 자진시정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현장조사 실시해 제재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공정위는 또 이번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위반 비율이 높게 나타난 업종을 대상으로 내년 초부터 별도의 직권조사를 추진할계획이라고 밝혔다.또 기술자료 유출만으로도 위법행위가 되도록 하도급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공정위는 지난 9월 발표한 ‘기술유용 근절대책’의 일환으로 이번 조사에서 하도급업체가 원사업자로부터 기술자료 제공을 요청받았는지 ,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제공한 기술자료가 제3자에게 공개됐는지 여부 등을 점검했는데 이 설문에 응답한 하도급업체의 비율은 각각 1.6%, 90.8%, 9.2%였다.대기업의 하도급업체 ‘기술 유용 및 탈취’문제는 갑을 관계가 명확한 제조업 등에서 공공연히 유지돼 왔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 및 향후 계획은 업계의 이러한 관행을 타파하고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려는 의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