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소 돼지 다 잡겠소"

총력 기울인 방역에도 불구, 구제역 확산 계속…

2012-01-05     서정철 기자
[매일일보] 총력을 기울여 구제역 확산에 노력하고 있지만 기미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어 강원도와 방역당국은 할말을 잃은 상태다. 5일 도 구제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 평창과 화천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10개 시·군으로 확산되고, 춘천과 횡성 등 구제역 추가 확진 판정이 이어지고 있다.도는 최초 평창과 화천에서 구제역이 발병하자 이를 막기 위해 이광재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구제역 방역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발병지역을 중심으로 303곳의 방역초소를 추가 설치하는 등 구제역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특히 최근 도는 구제역이 확산추세에 있고 횡성지역의 오염정도가 심해 어렵게 백신 접종을 결정해 춘천, 원주, 횡성, 철원, 화천, 홍천, 양구 등에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그러나 25일 춘천 남면 한우 농가와 횡성군 안흥면 돼지 농가 3곳에서 구제역이 추가 발병했고 양양 손양면에서도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망연자실 하고 있다.더욱이 구제역 예방 백신을 맞은 횡성의 한우 농가 3곳에서 지난 24일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이렇듯 구제역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기승을 떨치면서 도내 축산농가들은 "이러다가 축산업 자체가 무너질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횡성에서 한우를 키우는 김모씨(62)는 "이러다가 올 설 명절에 한우 대신 미국산 쇠고기가 차례상에 올라오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조상님 볼 면목이 없다"고 한탄했다.또 원주 문막에 신모씨(58)는 "이젠 정부의 방역조치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같다"며 "내 새끼 같은 소·돼지 수십·수백 마리가 살처분 되는 걸 보니 가슴이 아파 살 수가 없다"고 탄식했다.한편 도 관계자는 "구제역 조기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제 차단 방역이나 백신 접종 등 방역당국의 힘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온 국민이 나서서 구제역 차단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