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출신 난민, 대학 합격했지만 등록금 때문에…

난민인권센터 “그를 도와 주세요”

2011-01-06     서정철 기자
[매일일보] "성공적으로 민주주의와 경제 개발을 이룬 한국의 경험을 공부하고 싶어요."새로운 희망을 찾아 대학생이 된 우간다 출신 난민이 대학 새내기가 됐지만 등록금 마련이 어려워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루지 못한 자신의 희망꽃이 채 피우지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6일 난민인권센터(NANCEN)에 따르면 2007년 12월 조나단은 천신만고 끝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오랜 독재와 내전에 시달리던 우간다의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청소년 시절부터 정치활동에 참여한 그였다. 민주주의를 약속하며 새로운 헌법을 내세웠던 대통령이 독재자로 변해가는 것을 보며 민주주의와 조국의 발전에 헌신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2006년 총선에서는 자신의 고향에서 야당의 청년조직을 이끌었다. 부정선거의 와중에서도 자신이 담당한 지역에서 야당의 승리를 이뤄냈다. 그러나 선거 이후 조나단은 외국으로 탈출할 결심을 했다. 앙심을 품은 반대 세력으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다. 콩고에 체류하던 가족들의 도움으로 유엔(United Nations) 사무총장의 모국이라는 한국땅을 밟게 됐다. 조나단은 이후 2009년 12월 난민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루지 못한 자신의 꿈을 다시 떠올리기 시작했다. 못 다한 학업을 한국에서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었다.처음 한국에 오면서 꿈꿨던 장밋빛 미래와 현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난민으로 인정은 받았지만 당장 생계를 위해 취업을 해야만 했다. 한국의 대학교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다. 1년여간 영어를 가르치면서 인터넷을 통해 진학 정보를 수집하며 준비했다. 고려대학교 국제학부에 지원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지만 입학원서를 제출하는 것조차 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한번 좌절했다. 외국인은 재정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2000만원 가량의 은행 잔고가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서다.조나단을 도와주던 난민인권센터(NANCEN)의 신원보증과 학교측의 배려로 입학원서를 접수시킬 수 있었다. 구랍 14일 학교측으로부터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하지만 진짜 걱정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두드리면 열린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만 한국의 비싼 학비 앞에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입학시 반액 장학금 대상자로 선정됐다. 다음 학기부터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으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었다. 문제는 당장 입학할 때 내야하는 나머지 등록금과 입학금을 마련할 길이 없는 것이다.조나단은 "한국에서 정치와 경제, 사회, 국제관계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 뒤 다시 독재와 가난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저의 전문지식을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난민인권센터 관계자는 "가난한 제3세계 국가에 원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곁에 찾아와 보호를 요청하는 난민들을 돕는 것도 또 하나의 원조"라며 "이들이 앞으로 고국의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더 없이 고귀한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한국사회가 난민들에게 단순히 보호를 제공하거나 생존만 보장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그들의 잠재된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난민인권센터는 모금되는 후원금을 조나단을 비롯한 난민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후원 문의는 센터 사무국(02-712-0620)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