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자금으로 지배력 확장하는 재벌 금융보험사 출자 늘어
2017-11-30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지난 1년간 기업집단의 기존 순환출자 구조가 전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이어졌다. 재벌 금융보험사의 계열회사 출자도 늘어 고객자금을 이용한 지배력 확장도 계속되고 있었다.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7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을 공개했다.공개대상은 지난 5월 1일 지정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9월 1일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57개 집단이다.순환출자 보유 집단은 삼성·현대자동차·롯데·현대중공업·농협·대림·현대백화점·영풍·SM·현대산업개발 등 10개 집단이었다. 순환출자 고리 수는 245개였다.순환출자 고리가 많은 집단은 △SM(148개) △롯데(67개) △삼성·영풍(7개) △현대자동차·현대산업개발(4개) 순이었다.특히 올해 신규로 지정된 SM은 전체 순환출자 고리의 60.4%를 보유하고 있었다.지난해 순환출자를 보유했던 8개 집단 중 7개 집단은 변화가 없었다. 현대중공업은 지주체제 전환 과정에서 1개 늘었다가 지난 6월 해소됐다.한편,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의 평균 출자단계는 총수가 없는 집단의 평균 출자단계보다 많았고, 수평·방사형 출자 등 상대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출자 단계는 전자는 4.2단계, 평균 계열회사 수가 36.4개였고 후자는 평균 출자단계는 2.6단계, 평균 계열회사 수는 24.8개였다.전체 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8.9%로 전년보다 29.0%p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렇게 급증한 이유는 작년 9월 시행령 개정으로 내부지분율이 낮은 공기업집단(12개)이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49개사의 내부지분율도 58.0%로 전년보다 0.7%p 증가했다.2013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총수가 있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증가 추세에 있다. 2013년 54.8%였던 내부지분율은 올해 58.0%로 늘었다.‘총수일가’의 지분율은 2013년 4.4%에서 올해 4.1%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계열회사 지분율은 같은 기간 48.1%에서 50.9%로 증가하고 있다.1%보다 낮은 총수일가 지분율을 보유한 기업집단은 △SK(0.32%) △금호아시아나(0.33%) △현대중공업(0.89%) △하림[136480](0.90%) △삼성(0.99%) 등이었다.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기존 순환출자를 보유한 8개 집단의 순환출자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가 도입되고서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자발적 해소 추세가 단절돼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한편, 금융보험사를 보유한 금산복합 33개 집단은 총 201개 금융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었다.이 가운데 총수가 있는 금산복합 집단은 ‘28개’로 총 156개 금융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었다.28개 중 10개 집단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나머지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고 수평·방사형 출자 등으로 금융보험사 122개를 보유하고 있었다.총수가 있는 금산복합 집단 중 11개 집단소속 55개 금융보험사가 134개 계열회사에 출자하고 있었다. 출자금은 5조2796억원으로, 전년보다 2989억원(6.0%) 늘었다.총수가 있는 금산복합 집단 중 7개 집단소속 20개 금융보험사는 22개 비금융보험사에 3181억원을 출자했다. 이는 전년보다 8.2% 증가한 수치다.소속 금융보험사의 계열회사 출자금 중 비금융회사 출자금 비중이 높은 집단은 △교보생명보험(17.9%) △삼성(16.3%) △동부(13.4%) 순이었다.총수일가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도 전년보다 42개사 증가한 43개 집단소속 227개사(12.7%)였다.5개 기업집단 소속 39개 비상장회사가 추가됐기 때문으로, 공정위는 법 위반 행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57개) 소속 1980개사 중 상장회사는 261개사(13.2%)로 자본금 규모는 63조2000억원이었다.이 중 총수가 있는 집단소속 상장사는 237개사로, 내부지분율은 39.5%였다. 비상장사 내부지분율 78.9%보다 39.4%포인트 낮았다.공정위 관계자는 “금융보험사의 계열회사, 특히 비금융 계열회사 출자가 증가한 점은 고객자금을 이용한 지배력 확장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