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0조원 ‘남미공동시장 열린다’…中企 ‘기회의 땅’ 될까
韓, ‘메르코수르’와 TA 사전 협의 완료…메르코수르, 남미 GDP의 76% 차지
2018-11-30 이종무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아메리카의 4개국으로 구성된 남미 공동 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실무 협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이면서 우리나라와의 무역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주목된다.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메르코수르는 남미 지역 인구의 70%(2억9000만 명), 국내 총생산(GDP)의 76%(2조7000억달러) 가량을 차지하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거대 시장이다.그간 이들 국가 특유의 내수 중시 정책에 따라 2011년 208억달러를 정점으로 우리나라와의 교역은 지난해 103억달러(한화 약 11조1900억원)까지 급감한 실정이다.하지만 앞으로 메르코수르 경제가 나아지고 무역 협정(TA)을 통해 투자와 교역이 활발해질 경우 그 규모도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우리 정부는 이들 시장과 교역 확대를 위한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협상 개시를 위한 사전 예비 협의를 완료,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에 무역협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처음이다.권기수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그간 폐쇄적이던 메르코수르가 2015년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시장친화적 경제 정책을 중시하는 정부가 등장하면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개혁·개방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메르코수르 국가들의 친시장 개방 정책은 현지 시장 진출을 탐색하고 있는 우리 기업에 기회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실제 국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을 체결하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27억달러(2조9300억원) 규모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메르코수르 가입국인 파라과이의 경우 인건비가 저렴하고 생산 제품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기업에는 면세 혜택도 부여하고 있고, 아르헨티나는 2015년 이후 수입 규제를 대폭 손질하면서 기술 경쟁력 등을 갖춘 국내 중소 수출 기업의 협력 기회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이외에도 메르코수르 시장에 무기화학물, 섬유, 철강 튜브와 파이프, 기계용 공구 등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수출이 유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인쇄와 기록매체 복제, 석유정제, 화학,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등 분야도 유망 투자 분야로 거론되고 있다.권 팀장은 “메르코수르 시장을 겨냥한 진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각 회원국이 갖고 있는 시장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진출 대상국의 다변화에 못잖게 진출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하다. 단순 수출이나 투자 위주의 초기 진출 형태에서 벗어나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나 기술 협력, 합작 투자 등 다양한 방식의 진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한편, 무역협정은 자유무역협정과 비슷한 개념으로 메르코수르가 FTA라는 용어를 기피하면서 이에 준하는 개념으로 대신 사용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