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국민의당, 1당 2당도 눈치보기 급급
2018-11-30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예산안이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되기 전 여야가 절차를 지켜 예산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30일 여소야대 국면에서 의석수 40석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예산정국의 '왕'으로 등극했다.국민의당은 전날 바른정당과 29일 정책연대협의체를 공식 출범하고 정부 예산 관련 쟁점인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아동수당 △기초연금 지급 등에 대해 양 당의 조건부 찬성 입장을 명확히 했다.공무원 증원에 대해서는 인력효율화, 재배치 방안, 재정추계, 조직진단 등이 없으면 본회의에서 부결시키겠다는 경고인데, 사실상 정책연대를 구성한 바른정당 의석수 10석과 합해 50석이면 여야가 각각 120석 100석으로 갈린 여소야대 국회에서 본회의 표결을 좌우할 수 있다.여야는 이날 2018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2+2+2 협상'에 착수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는 전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자리를 뜬 것을 놓고 야당이 사과를 요구하는 등 여당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예산안 '2+2+2 협상'을 언급하며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 역시 당황해 했다. 야당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여당이 잡아야 할 판인데...어제 이 정책위의장과 한국당은 민주당 대표의 진정한 사과 없이는 예산안 심사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제1야당인 한국당 정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예산 협상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예산안에 잘 협조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국민의당의 위상을 나타낸다.국민의당은 이번 예산안 처리를 통해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할 것인지와 국회선진화법 도입 후 예산처리법안을 늘 지켰던 만큼 법정시한 내 협상 마무리라는 책임을 다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문제는 민주당이 공무원 증원 등 양당이 정한 선제조건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에도 예산안을 처리할 것이냐에 대한 갈등이다. 앞서 국민의당은 최악의 경우 공무원 증원 등 여야 갈등이 큰 법안을 본회의에서 부결시킬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