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을 ‘때려라’, 이명박은 ‘막아라’
이명박 때리기 2라운드…彼我 구분없는 ‘맹공격’에 이명박 ‘진땀 나네’
[137호 정치]
지지율 큰 변화없어 외견상 ‘평온함’ 분위기 연출
검증논란 “지금부터 시작”, 李 ‘직접 반격’ 나설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변함없이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선 레이스 내내 범여권은 물론 당내 대권 라이벌 및 열린우리당 나아가 청와대의 집중포화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이 전 시장측은 이 같은 정치권의 공세가 대선전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쓴잔’을 마시지 않기 위해 조기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 전 시장에 대한 공세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시끄러워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
그렇기 때문에 이 전 시장 캠프측은 “역사적으로 보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할 때 시끄러운 것이 일반적이었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잘될 것”이라며 ‘문제 없다’는 반응이지만, 대선 판도를 결정지을 중대 변수가 ‘이명박 검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까닭에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측은 처음부터 ‘싹을 뿌리채 뽑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외견상 이 전 시장측은 일단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의 지지율에 별다른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는 이 전 시장을 상대로 당내 다른 대선후보들은 물론 범여권의 후보들도 ‘절대 대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법률특보를 역임했던 정인봉 변호사의 폭로 기자회견,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 출신인 김유찬씨의 ‘위증교사 및 살해협박’ 등 한나라당을 한동안 내분으로 끌고 갔던 검증논란은 이 전 시장을 한때 위험수위에 근접하게 했지만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는 게 정치권이 내놓는 분석이다.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론을 다시 도마 위에 올려놓은 지난 20일자 MBC PD수첩과 관련해선, 박 전 대표측이 “여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며 내심 기대를 거는 눈치임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제작 의도에 강한 의구심을 표하며 ‘유감’의 뜻을 담은 서면을 발송한 뒤 항의방문을 하는 등 사실상 이 전 시장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또한 대선레이스가 본격화 된 시점인 지난 1월부터 박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이 전 시장이 내놓았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문제가 많다며 이른바 ‘쌍포 공격’으로 이 전 시장을 몰아세웠으나, 두 사람의 합동공격은 결국 무위에 그쳤다는 평가다.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박 전 대표 역시 지난 13일 열린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를 겨냥해 사조직 동원 등 불법의혹까지 제기하며 맹공을 가했지만, 이미 선거법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국민적 지지도는 변함없이 고공행진을 유지 중이다.‘손학규의 탈당은 이명박에게는 치명적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 역시, 손 전 지사가 끝내 탈당을 결행한 직후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여주듯 이 전 시장은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어, “이명박이 결국 손학규를 탈당시켰나”라는 쪽으로 대세가 기울고 있는 모습이다.이와 관련 통합신당모임 이강래 의원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손 전 지사가 탈당한 것은 현재의 상황에서 경선을 해봐야 뻔하다는 판단에서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경합을 한다지만 여론조사에서 이미 답이 나와 있다”고 말해, ‘이명박 대세론’을 통합신당파측에서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 상태다.‘생채기’ 오히려 ‘순기능’ 되나, 해석도
이 전 시장측은 이런 정치 판세 때문에 수많은 ‘검증’ 공세를 두고, ‘사전 검증으로 인한 논란과 비용을 흔쾌히 지불한 것’ 쯤으로 자체 분석 중이다. ‘생채기’를 안고 대선에 나서고 있지만 오히려 대권행보에 도움을 주는 ‘순기능’이 크다는 해석이다.그러나 두 번의 대선실패를 경험한 한나라당, 그리고 그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 전 시장의 입장에선 본인에 대한 작금의 공격을 무작정 담론(談論) 수준으로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상대 후보진영의 태클은 누가 뭐래도 ‘현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의혹들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이 전 시장측 캠프는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긴장감’이 흐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검증론이 당내 경선국면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선이 늦춰진 현 모습은 이 전 시장이 ‘공격받을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당내 경선이 기존 6월에서 8월로 연기되면서 경선전은 ‘장기전’으로 돌입한 상태다. 그래서 상대 주자에 대한 검증공세가 재연될 확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 실제로 그 같은 조짐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전 시장측에서 볼 때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산사 칩거 및 탈당 파문 속에서 잠시 뒤로 물러섰던 검증 논란은 김유찬씨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위증교사 및 살해협박’ 주장을 또다시 퍼뜨리면서 다시 촉발되는 분위기다.김유찬씨는 최근 각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이 아직 채 자당의 대통령후보로 등록조차 되지 않은 잠재적인 대권후보를 감싸고 있다”고 지적한 뒤, “후보검증논란 사태는 한나라 후보검증위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 휴화산에 불과하며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을 다시 ‘정조준’하겠다는 의지다.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지난 22일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김유찬씨의 ‘위증교사’ 주장에 대한 검증위의 ‘재검증’을 주장하며 김씨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씨가 최근 제기한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당연히 검증대상”이라고 주장했다.정치권 李 또다시 ‘정조준’
설상가상으로 군사평론가 지만원씨 역시 이 전 시장의 사상적 정체성 및 병역 의혹을 계속 물고 늘어지고 있다. 언론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보수논객으로 분류되는 지씨는 지난 20일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시장에 대한 출생 의혹과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했다. 지씨는 최근 이 전 시장으로부터 ‘근거없는 의혹만 제기하고 있다’면서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바 있고 지난 14일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