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내연녀 자살하게한 男 '자살교사죄' 중형"

2011-01-10     서정철 기자
[매일일보] 대법원이 불륜관계를 청산하려는 내연녀를 협박, 음독자살에 이르게 한 남성에게 '자살교사죄'를 적용해 중형을 선고한 판결을 확정했다.대법원 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내연관계였던 여성 A씨를 협박에 자살케한 혐의(자살교사)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유부남, 유부녀인 두 사람은 2009년 3∼7월 내연관계를 맺고 동거를 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 A씨는 남편에게 사실을 밝혀 용서를 받고 가정으로 돌아갔다.하지만 이를 용납할 수 없었던 B씨는 "불륜사실을 시댁과 가족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고, 이에 시달리던 A씨는 같은해 12월1일 일을 마무리짓기 위해 그를 만났다.그러나 B씨의 손에 이끌려 경기지역 한 모텔로 끌려간 A씨는, 계속된 협박 속에 "관계를 지속하지 못할 바에야 함께 죽자"며 B씨가 내민 농약을 마신 뒤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재판에 넘겨진 B씨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했고, 2심도 '자살을 교사한 적 없고, 기껏해야 자살방조'라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살교사죄를 적용했다.특히 "내연관계를 청산하고 가정으로 돌아간 A씨에게 불륜관계를 지속해 달라고 요구, 결국 A씨가 자살을 선택하게 해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다만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한 점 등을 들어 형량을 일부 줄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