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카드업계, 돌아온 경쟁의 시대

2003년 카드대란 사태 이후 과당경쟁 자제…이제 평화 끝났다?

2011-01-10     안경일 기자
[매일일보] 2011년 카드업계에 전운이 감돈다. 그간 카드업계는 2003년 '카드대란 사태' 이후 외형위주의 과당경쟁을 경계해 왔으나, 올해는 이를 장담할 수 없는 환경이 엄습해 오고 있다.우선 KB국민은행의 카드사업 분사가 임박한데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로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같은 계열사로 묶인다.여기에다 SK텔레콤과 KT 등 주요 통신사들이 카드사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모바일카드 시장선점을 둘러싼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이같은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카드사 사장들은 저마다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중심'을 앞세워 전열을 가다듬고 있고, 금융감독당국은 2년만에 실태점검을 하겠다며 과당경쟁 분위기에 엄포를 놓고 있다.카드업계는 현재 신한카드의 독주에 삼성, 현대, KB카드가 경쟁하는 '1강 3중'의 구도다.하지만 KB국민은행이 당장 2월에 카드분사를 추진한다. KB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모두 10%대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어 언제라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우리금융과 농협 등도 카드 분사에 적극적이다. 특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산업은행과 우정사업본부도 카드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리딩컴퍼니사인 신한카드는 새해 경영목표로 '1등 카드사의 지위 강화와 글로벌 리딩카드사로의 도약'으로 내걸었다.올해 카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스마트 플레이, 소프트 경쟁력, 그룹사간 시너지 를 강화할 방침이다.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해 금융, 통신, 유통의 융합에도 집중할 계획이다.삼성카드는 올해 경영방침을 '창의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으로 정했다. 지난해 소극적이었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이를 위해 이 회사는 차별적 서비스와 미래성장기반 구축, 경영 인프라 활용 극대화, 창의와 열정의 조직문화 확산 등 '4대 집중추진 전략'을 수립했다.현대카드는 '젊은 조직'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스피드 경영에 돌입할 태세다.정태영 사장은 "회사 규모가 커졌다고 조직의 스피드가 줄어들면 안 된다"면서 "올해 모든 의사결정과 실행은 스피드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외에도 후발주자인 롯데카드도 올해 목표를 '취급액 40조원, 회원 수 1100만명'으로 잡았고, 하나SK카드는 100만명의 신규회원 확보와 시장점유율 7%대 진입, 흑자원년 달성 등을 내걸었다.통신과 금융의 컨버전스도 또다른 복병이다.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손잡고 하나SK카드를 출범시킨데 이어 KT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과 양해각서(MOU)를 통해 비씨카드 지분 35%를 확보한 상태다.금융감독원은 최근 과열조짐을 보이는 신용카드사들의 과열경쟁에 제동을 걸기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단했던 카드사 마케팅실태 점검을 2년만에 재개키로 했다. 또 연 2회 실시했던 모집실태 점검 횟수를 더 늘리고 경영성과지표(KPI)에서 영업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모집인 급증과 마케팅 강화 등 최근 카드사간 영업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자산증가나 신용카드 취급실적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부실 등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