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법인세 수정 인상에 'NH증권·오리온' 울고 '만도·셀트리온' 웃었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예산안으로 내년부터 기업과 가계에 큰 변화가 생긴다. 기업의 경우 당장 법인세 인상 부담에 울고 웃는 기업들이 나온다. 특히 여야 합의로 정부 법인세 원안이 수정되면서 극적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기업들이 생겼다.

지난해 연결기준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EBIT)이 오리온은 3074억원, NH투자증권 3019억원, 엔씨소프트 3460억원이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라면 법인세 인상분을 부담해야 한다. 

반면 지난해 연결기준 EBIT가 2000억원 이상 3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아이에스동서, 만도, JB금융지주, 셀트리온, 코오롱인더 등이다. 이들은 올해도 이 수준이라면 법인세 인상 부담을 피하게 된다.

현행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 22%다. 이 기준에 여야는 법인세 인상 합의를 통해 ‘3000억원 초과 25%’ 구간을 추가로 넣었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2000억원 초과 법인에 대해 25% 법인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 협상 과정에서 최고세율은 정부 제시안을 유지하되 3000억원 초과 대기업으로 과표 기준을 완화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기업에 25%의 세율을 적용하면 90여개 기업이 한해 약 2조원의 법인세를 더 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EBIT가 3000억원을 초과한 유가증권 상장사는 74개사다. 아직 4분기 실적이 합산되지 않은 점과 최근 경기 회복 추세를 감안하면 전년 77개사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들도 초고소득의 경우 세금 부담이 증가한다. 소득세 인상안의 경우 정부 원안이 유지돼 과표 3~5억원은 38%에서 40%로 과표 5억원 초과는 40%에서 42%로 각각 2%p 세율이 오른다.

반면 일반 가정은 아동수당 도입과 기초연금 인상 등의 혜택을 받는다. 내년 예산안으로 가계 재정은 복지수당 인상과 도입 등으로 올해보다 나아질 전망이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여당의 반발에 시행 시기는 정부 계획보다 다소 늦춰졌다.

아동수당은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소득수준 90% 이하의 만 0~5세에게 내년 9월부터 지급한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수준에 관계 없이 지급하기로 했는데 야당이 반발하자 소득기준을 추가했다. 지금시점도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행하면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야당 반발에 4월에서 9월로 연기됐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내년 9월부터 현행 월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된다. 이 역시 시행시기가 5개월 늦춰졌다. 중장기 기초연금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여야가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