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따냈어요" 지역구 챙기기에 임시국회는 썰렁

예산안 통과 후 열리는 임시국회...예산 홍보에 개점휴업 반복
의원 20% 다음주까지 국회 비워…법안 논의 시작부터 차질

2017-12-12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예산 정국으로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2주간 12월 임시국회가 소집됐다. 그러나 정작 임시국회가 열리자마자 많은 의원들이 해외순방, 지역구 챙기기 등의 일정으로 국회를 비우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임시국회 첫날인 전날(11일)부터 국방위 법안심사소위를 제외하고는 상임위 일정조차 정하지 못하면서 주요 쟁점법안 논의를 시작조차 못했다. 여야 중진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북핵' 등 민간한 이슈를 풀기 위한 해외일정에 전념하고 있고, 상임위별 해외 일정도 최대 오는 20일(국방위)까지 계획되어 있다.이처럼 재적 의원의 20% 이상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그나마 해외 방문 계획이 없는 의원들은 각종 행사 등 지역구 일정 등 개인 일정으로 국회를 비우고 있다. 예산국회가 끝난 직후 치뤄지는 임시국회는 매번 의원들의 지역 예산 편성 홍보에 개점휴업을 반복해 왔다는 점에서 올해도 다를 것이 없다는 평가다.다음 선거를 대비해 크게는 당 차원에서 세세하게는 의원 스스로 예산국회에서 편성된 지역예산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인데, 여야 모두 내년 6월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사실상 선거체제에 돌입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 현수막으로 지역구 현안 사업에 예산을 유치했다고 떠들썩하게 붙여놓는 것이 바로 이 시기다.문제는 여야가 합의로 일정에도 없던 임시국회 일정을 잡아놓는 등 '일하는 국회' 티는 내지만, 그동안 떠들썩하게 준비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법과 국정원법, 방송법 등 주요 쟁점법안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그외에도 20대 국회에서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법안은 이날 현재 7285건으로,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법안 1만394건 중 70%가 국회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가 입법기관이라는 가장 중요한 업무를 무시하고 선거 승리를 위한 지역구 예산 편성 자축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이대로 가면 12월 임시국회에서도 무쟁점 법안들만 처리하고 '빈손 국회'로 종료하거나, 내년을 넘기기 어려운 현안 처리를 위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