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직원이 세무사 시험 합격
2005-09-18 파이낸셜투데이
"어려운 시기 은행동료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은행원으로서는 특이하게 세무사 시험에 도전해 합격 소식을 전해들은 광주은행 강인식(42) 부부장(은행지점 부지점장급)은 소감을 다소 거창하게 밝혔다.
강 부부장이 그렇게 말한 데에는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었다.
강 부부장이 세무사 시험에 처음으로 도전한 때는 지난 98년 IMF 위기가 닥친 시기로 광주은행도 구조조정 등을 겪느라 내부사정이 엉망이었다.
바로 옆자리의 동료가 길거리로 내몰리는 것을 본 강 부부장은 실의에 빠진 은행동료들에게 고난속에서도 뭔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때부터 대학재학 시절 그만뒀던 세무사 시험공부를 다시 하기로 결심하고 주경야독에 들어갔다.
밤늦게 끝나는 은행업무를 마무리 짓고 발걸음은 집이 아닌 독서실로 향했으며 토.일요일은 물론 공휴일도 모두 공부에 쏟아부었다.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 매년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해 지난해 1차 시험에서 합격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러나 2차는 다시 떨어졌다가 올해 드디어 최종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강 부부장은 "공부하는데 도움을 준 가족과 회사의 배려가 없었으면 합격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전례를 만들어 낸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세무사 시험에 합격했음에도 직장을 옮길 마음이 없다는 강 부부장은 시험공부 과정에서 쌓은 지식을 정리해 은행업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