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파도 막지 못한 ‘롯데 엑셀러레이터 데모데이’ 열기
황각규 “롯데그룹, 스타트업 성과 향상·일자리 창출 위해 적극 지원”
주요 그룹 관계자·국내외 VC 등 참여 투자·협업 논의
2018-12-17 이종무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연일 한반도를 몰아치는 가운데 수은주도 얼어붙을 것만 같던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 엑셀러레이터 데모데이’에는 동장군의 맹위도 채 뻗지 못했다.롯데그룹의 창업보육 전문법인 롯데 엑셀러레이터는 이날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에서 ‘엘-캠프 데모데이’를 열고 ‘롯데가 키운’ 3기 스타트업 21곳 업체의 각 사업과 상품, 아이디어를 투자자 등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행사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와 이진성 롯데 엑셀러레이터 대표이사를 비롯한 롯데그룹의 신사업 담당 주요 임직원,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를 비롯한 국내외 벤처캐피탈(VC)과 주한(駐韓) 대사관 실무자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롯데 엑셀러레이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는 “빠른 의사 결정, 결정에 대한 추진력 등 작은 조직으로도 사업을 실행해나가는 스타트업 기업만의 문화를 롯데그룹에 이식하는 등 스타트업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롯데그룹은 롯데 엑셀러레이터가 롯데그룹과 스타트업의 매개체가 돼 스타트업이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롯데 엑셀러레이터는 지난해 2월 설립 후 1년 10개월여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롯데 엑셀러레이터에 따르면 엘-캠프 1~2기 스타트업 기업 29곳의 현재 기업 가치는 1250억원 수준으로 입주 당시 기업가치 650억여원 대비 92% 급증했다. 후속 투자 유치율은 60%에 달한다.엘-캠프는 롯데 엑셀러레이터가 초기 스타트업을 선발해 6개월 단위로 종합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3회째 42곳의 스타트업 기업과 사내 벤처기업 등 50개 스타트업 기업을 운영하면서 이들 기업이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사업의 시장성을 가늠해보고 실제 투자 유치나 사업 연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육성·지원하고 있다.엘-캠프 2기 ‘모비두’는 사람 귀에 들리지 않는 ‘비(非)가청음파’ 전송 기술을 가진 업체로 롯데멤버스와 협업해 음파 결제 시스템인 ‘엘-페이 웨이브’를 개발, 롯데멤버스로부터 7억원의 후속 투자를 받았다.차량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는 엘-캠프 3기의 ‘벅시’는 최근 새로운 자동차 렌탈 사업 모델을 제시해 롯데렌탈로부터 8억원의 후속 투자를 받았다.이날 행사장에는 각 회사별 상품과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전시 부스도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스타트업 기업의 전시 부스를 돌아보며 투자 여부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지난해 롯데그룹 사내 벤처기업으로 처음 선발된 ‘대디포베베’의 전영석 대표는 “롯데 엑셀러레이터는 우리가 당장 뭐부터 해야 할지 고민할 때 시장 검증 등 초기 단계부터 그룹 계열사나 판매 채널 간 중간 다리 역할, 투자 유치까지 상시 지원·멘토링을 해줬다”며 “이에 정신적인 안정감이 들었고 해외 시장 진출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 특허도 받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데디포베베는 지난 5월 법인 설립을 마치고 내년 말쯤 본격 출시를 목표로 제조사와 양산 협의를 하고 있다.지난 10월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등록을 완료한 롯데 엑셀러레이터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로서 벤처 투자를 위한 펀드 1000억원 조성을 목표로 투자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이진성 롯데 엑셀러레이터 대표는 “스타트업은 실제로 그룹에 자극이 많이 된다”며 “KB투자증권, 하나투자증권 등 국내외 유수 VC의 롯데 엑셀러레이터 참여 계기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났다. 이에 단계적으로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