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 공익법인에 칼 빼들었다

2018-12-20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공익법인에게 한달 정도의 시간을 주고 특수관계인 현황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청했다.공정위는 공익법인의 운영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올해 9월 1일 기준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특수관계인 현황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청하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이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소속된 비영리법인은 동일인 관련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상 공익법인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증빙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특히 세금 혜택을 받는 상증세법상 공익법인으로 확인되면 일반현황, 설립현황, 출연현황, 지배구조, 주식소유 현황 등 특수관계인 현황을 제출해야 한다.공정위는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그동안 신고가 누락된 비영리법인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면 대기업 집단을 지정할 때 계열로 편입하거나 내부 지분율을 산정하도록 반영할 계획이다.또 동일인관련자에서 제외됐다고 신고한 비영리법인은 현재도 제외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증명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관련법에 의거해 제외 결정이 취소될 수 있다.이는 대기업집단의 공익법인이 비영리법인이면서 설립 취지와 맞지 않게 편법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나온 대책이다.앞서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달 2일 5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대기업집단 공익재단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공정위는 내년 1월 중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조사대상자의 자발적 협조를 받는 방식으로 2단계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행정조사법 제4조는 △조사권을 남용하거나 기업의 비밀을 누설하는 것을 방지하고 △기업에 대한 처벌보다는 법령 준수를 유도하는 목적으로 해야 한다 등의 행정조사의 기본원칙을 담고 있다.상증세법상 공익법인은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