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과거 어떤 정부보다 열린정부"

2018-12-20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25일째 되는 날 청와대와 여당이 국정운영 성과를 짚어보고 과제를 제시하는 자리를 가졌다.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은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문재인정부 2017년 국정운영 성과와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각 분야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국가에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한 점, 신고리 5·6호기 중단 결정에 공론화 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국민주권을 확대한 점, 경제사회분야의 국정 목표를 ‘삶의 질’향상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정치·입법, 외교 분야에선 국정철학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인적 시스템의 부재, 행정 조치 수준의 개혁, 북핵 위기에 대한 미온적 대응 등을 지적했다.우선 정치·지방분권과 관련해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정과제나 개혁을 지속하려면 이를 추진할 리더십을 확립하고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대해 고민하고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권력기관 개혁 청사진을 발표하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도록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외부의 전문성과 내부의 실무가 결합되도록 해야 하며 촛불정부라는 이름에 맞게 예를 들어 인사청문회에서도 배심원제 도입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고 제안했다.외교·안보 분야 발제를 맡은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미사일로 우리를 공격할 때우리는 물론 미국도 막지 못한다. 그래서 국방개혁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핵이 없는 사회에서 핵이 있는 적(북한)을 향해 동일한 수준의 위협과 의지와 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진 토론에서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방식과 국민을 대하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떤 국정과제를 설정하느냐보다 어떻게 국정과제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그는 “적폐 청산의 완성은 제도 개선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탄핵연대와 촛불연대는 무너질 수밖에 없고 국회선진화법으로 법안 통과는 어려워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라고 공약한대로 여당이 국정운영을 이끌고 정책 연대 등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에 리더십에 대한 변화를 요청했다.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및 안보 정책을 비판했다.홍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탄두 중량 해제나 한국형 3축체제 조기 구축으로는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온전히 방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시작전권 전환과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관계 정상화 정책은 후퇴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그러면서 “현재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여전히 미국 정부의 구두 약속에 의존하고 있다. 지금의 한미동맹조약을 핵 안보보장조약으로 보강해 북한이 공격할 경우 자동적이고 즉응적인 핵 보복이 실시되도록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핵 잠수함 등 미 전략자산의 우리나라 상시 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아울러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역시 아직까지는 주도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홍 연구위원은 “우리가 중국과 미국 양측을 설득할 수 있는 창의적인 제안을 마련해 조건 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북한에 특사 파견 △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한미훈련 연기 선언 △ 개성공단 재개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은 개혁이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현재 정부는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입법적 노력을 통한 국정과제 추진이 더딘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의원들이 낸 입법안에 대해 정부가 보완하는 식으로 좀 더 속도감 있게 입법을 마련하고 각 부처가 국정 과제를 행정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지 실행 단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노사합의체 뿐만 아니라 가맹점이나 세입자 등에게 교섭권을 부여하는 등 사회적 합의 모델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발제 발표와 토론에 앞서 축사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촛불을 들기 이전과 이후의 국민은 전혀 다른 과제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점검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우리가 가는 길에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이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가 경제의 유일한 목적은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것이지만 그동안 우리 경제는 목적을 상실한 경제 성장을 해왔다”며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혁신성장·공정경제를 통해 사람중심의 새로운 경제를 만들고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이어 “청와대의 정책결정은 과거 어떤 정부보다 열려 있고 토론을 통해 결정하므로 이 자리의 토론 결과가 반드시 국정운영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