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협상타결, 한국경제 미칠 영향은?
2007-04-02 매일일보
【서울=뉴시스】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부는 한미 FTA의 목표는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세계 일류가 되기 위해선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외부의 충격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미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경제외에도 외교 안보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양국간 외교·안보적인 관계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완하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GDP 352억달러 증가할 듯"
경제전문가들은 FTA협상 타결로 미국 농산물 수입이 2배 가까이 늘고, 생산은 2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일 미국과 FTA를 체결한 뒤 7∼10년 동안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52억달러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누적 경제성장 효과로 GDP가 매년 1% 정도씩 증가하는 것이다. 가령 주부가 장을 볼 때 FTA 체결 전 2만원하던 쇠고기 값이 체결 후 관세철폐에 따라 1만4280원으로 줄어들며, 7000원하던 오렌지값은 4660원으로 2340원이 절약된다. 치즈와 버터도 각각 1590원, 1890원씩 절감돼 모두 1만2510원이 싸진 셈이다.특히 미국산 자동차는 관세가 없어지고, 세제 개편까지 이뤄지면 값이 20% 가까이 떨어진다. 한국에서 지난해 4000여대가 팔린 외제 승용차의 경우 가격이 600만원 정도 싸져 2100만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85만대가 팔린 한국차는 협상 타결로, 30만대 정도 더 팔려 미국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3%에서 오는 2012년에는 6.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비자단체들은 지적재산권, 교육, 의료시장 개방으로 책값, 약값, 학원비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비판했다.◇남북 경제협력 및 개성공단 효과 한미 FTA협상 체결이 단기적으로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사업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원산지 문제를 '빌트인' 방식으로 추후 협의키로 한 부분은 향후 관심을 갖어야 할 부분이다. '빌트인'은 추후 논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추가 협상 과정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개성공단 문제에는 남북관계, 6자회담 상황, 적성국교역법 등 많은 것들과 연관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북핵 문제에 따라 얼마든지 미국이 전향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FTA 체결을 계기로 남북간 경협사업에 획기적인 전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북한경제 전문가는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가 해결되면 향후 남북 경협사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시장에 북한산 제품이 수출되는 것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