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직원, 퇴직자·변호사·기업 대관팀 만나면 ‘서면보고’ 해야

2018-12-28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내년 1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공무원은 퇴직자 등 일정요건에 해당하는 외부인과 접촉할 경우 이를 보고해야 한다.28일 공정위는 외‧내부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국무총리실 규제심사 등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부인 접촉 관리 강화 및 윤리 준칙’을 제정했다.공정위는 대기업이나 로펌 관계자들로부터의 우회적인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10월 24일 공정위는 기관을 출입하고 접촉하는 이해관계자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10월 대책 발표 때는 공정위 직원을 방문·면담하려는 외부 대상자에게 인적사항과 업무 내역 등 등록 의무를 부여하고 윤리준칙을 준수토록하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그러나 국조실과 법제처의 협의를 거친 결과 외부인에 대해 등록의무를 부여하고 윤리준칙을 부여하는 방안은 법적 근거 법리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받았다.이에 이번 윤리 준칙은 외부인에 대한 직접적인 의무는 없애고 내부 직원에 대한 훈령 수준으로 마련됐다.새로 마련된 준칙에 따르면 앞으로 공정위 공무원은 공정위 사건 담당 경력이 있는 법무법인 변호사, 공정위 대관업무를 하는 대기업 임직원, 공정위 퇴직자 등과 대면접촉 및 전화‧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비대면 접촉을 할 경우 5일 이내 상세 내역을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해야 한다.다만, 경조사나 토론회, 세미나, 교육프로그램 참석 등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범위의 대면접촉, 공직메일이나 공무원의 내선전화를 통한 비대면접촉, 조사공문에 따라 해당 사업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면접촉 등은 보고 의무의 예외로 뒀다.보고대상이 되는 외부인과 즉시 접촉을 중단해야 하는 5가지 유형의 행위 지침도 마련했다.공정위 내부 조사정보를 입수하려고 하거나 공식적인 절차 이외의 방법으로 사건 관련 부정한 청탁을 하는 행위,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사건처리 업무를 방해하거나 음식이나 선물 편의 제공 시도하는 경우 등 사건처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거나 사건처리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행위 등이다.외부인 접촉 과정에서 5가지 유형의 행위를 했는지 여부는 사무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윤리위원회에서 판단하도록 했다. 보고의무나 접촉제한 의무를 의반한 공무원은 징계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근거도 마련했다.김상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 같은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을 본인에게 덩욱 엄격히 적용해 업무 관련성이 없는 모든 민간인과의 접촉을 보고하겠다며 지인들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판 로비스트 규정을 도입하는 만큼 본인이 솔선수범하겠다는 취지다.‘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은 내년 1월 1일부터 한 달 간 시범운영하며 미비점 ·개선점을 보완해서 2월부터 정식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