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경장관 "당분간 전기요금 안 올려"

2011-01-27     이황윤 기자
[매일일보] 최중경 지식경제부 신임 장관은 27일 당분간 전기요금 인상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최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전기료는 지금 물가문제가 있기 때문에 당장 조치를 취하는건 어렵다"며 "앞으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장기적으로 보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드맵은 미래의 어떤 결정을 앞당겨서 하기 위한 컨센서스를 위해 필요하다"며 "현재 물가문제가 있기 때문에 당장 무슨 조치를 취하면 물가에 영향을 주니깐 그런 부분을 고려해가면서 로드맵을 만드는데 치중하겠다"고 했다.

최근 서민경제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고유가에 대해선 "석유제품 가격결정하는 요인은 원유, 공정 비용, 환율, 세금, 유통마진 이렇게 5개 정도 요소"라며 "환율은 일단 주어진 조건으로 볼 수 밖에 없고 원유가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결국 제조공정에서 프로세싱하는 비용과 유통마진을 우리(정부)가 건드릴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평소에는 유통마진과 프로세싱 공정비용을 들여다보겠다"며 "다만 2008년 유가와 지금 유가를 비교하는건 환율, 세금문제가 있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어렵다"고 했다.

최 장관은 "정부가 절대로 강요하거나 무리하게 하는 그런 것은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무리한 물리력 동원이나 지나친 강요는 피하면서 합리적인 여러가지 범위 내에서 서로 조금씩 기다려주고 양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정유사의 가격담합 논란에 대해선 "물가안정을 생각할 때 시장에서는 수급을 생각하지만 시장외적인 요인에서 왜곡하는 것이 단합이고 매점매석"이라며 "원가가 다른데 가격이 같다. 그건 단합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 문제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는 대신 우회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부처간 이견에 대해 "각자 좀 테크니컬한 부분에서 이견이 있는 것이지 총체적인 부분에서 이견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배출권거래제라는 것이 규제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산업활동에 제약을 준다. 산업계 의견을 중시하는 대전제하에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행보로 안산 반월공단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한 것과 관련, 최 장관은 "중소기업을 과거에는 저도 피상적으로 생각할 땐 할 수 없이 끌고나가는 비효율적인 부분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전적으로 틀렸다고 본다"며 "(국내총생산)2만달러에서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선 기술력으로 무장된 강한 중소기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이제는 핵이고 핵심"이라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QWL밸리는 중소기업을 대기업과 대립된 관계가 아닌, 기업생태계의 대등한 파트너로 가기 위한 것"이라며 "중소기업을 젊은 사람들한테 굉장히 안정적이고 성장성 있는 직장으로 만들어야줘야 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의 중심에 서있는게 중소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재무부와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한 최 장관은 취임 전 인사청문회에서 '자격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 장관은 취임사에서 "저는 공직생활을 지금의 기획재정부에서 시작하였지만, 최근에는 월드뱅크, 주필리핀 대사, 경제수석으로 근무하면서 실물경제 업무를 주관하는 지식경제부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됐다"고 각별히 언급했다.

그는 "제가 실물경제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제 약점은 간부들이 보완해줄 걸로 본다"며 "상하가 아니라 서로 마음을 열고, 열린 마음으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직원들이 건의하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산업정책과 관련, "성장동력실을 중심으로 해서 앞으로 미래산업이 어떻게 갈건지 미리 대처하는게 지경부의 제1 책무라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산업장점과 다른나라 산업장점 두 개를 붙여높으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국가간 산업협력에 지경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향후 인사개편과 관련, 최 장관은 "기존 조직을 최경환 전 장관이 잘 다져왔다고 본다. 이런 조직은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그대로 간다"며 "군기잡기로 한 번 흔들어보는건 저랑 맞지 않는다. 서로 대화해가면서 부족한 것이 있을 때 보완하면 되니깐 특별한 인사요인이 없는 한 인사는 없다"고 말했다.

야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채 취임한 최 장관은 "제가 앞으로 낮은 자세로 국회에 협조를 구하고 설명도 드리고 그렇게 하면 큰 마찰없이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관가 안팎에서 '최틀러'로 불린 별명에 대해 "기재부 재직 시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투기자본이 심했다.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과정에서 월스트리트에서 별명을 지어줬다"며 "지금 생각해도 그때랑 똑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다. 투기꾼들이 한국경제 앞날 생각하나. 당국이 나서지 않으면 막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