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FTA 걱정되지만 한우사육 긍지”

2008-04-04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미국 쇠고기가 밀려오면 오히려 한우의 차별화가 뚜렷해져서 지금까지 준비해온 한우사업이 빛을 발할 것이고 이런 걸 생각하면 한우를 키우는 일에 자긍심을 느낍니다." 전북 정읍시 북면 한교리에서 한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양수씨(47)는 "한미 FTA 타결은 분명 걱정되는 일이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키워온 한우에게 거는 기대는 저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후 농도인 전북은 축산을 비롯, 타 지역에 비해 피해가 클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우 사육두수 전국 두 번째인 정읍시의 경우도 쇠고기 수입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는 클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심리적 불안감속에서 아직은 체감정도는 그리 높지 않다. 한씨는 "FTA 타결로 인한 피해보다는 농가들의 불안심리가 더 큰 문제"라면서도 "5년 전부터 한우 브랜드화를 위한 사업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씨가 이렇게 한우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본 쇠고기 수준에 목표를 둔 정읍만의 '단풍미인한우' 브랜드화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은 생산이력제 전면 시행이고 이것이 브랜드화의 첩경"이라며 "소비자와 사육농가가 가까워지는 안정성이 확보될 때 소비자는 한우를 꾸준히 찾게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급육으로의 성장에 기대를 거는 또 한가지 이유로는 총체보리 등 조사료 확대 재배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우 맛에 필요한 사료 원료의 90%가 외국산 옥수수란 점을 감안할 때 우리땅에서 생산한 조사료 사용은 생산비를 절감하는 유일한 방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 정읍에서 한우 조사료로 시범 생산하고 있는 총체보리는 친환경 순환농법을 정착시키는 최대의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전국 조사료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가 정읍에서 생산되고 있고 그 재배면적을 10만ha까지 확대, 지원한다는데 정부의 약속을 받아놓은 상태라 여기에 거는 기대도 크다. 한씨는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유통의 투명화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유명무실이 된다"면서 "현재 300평 이상의 음식점으로 규정하고 있는 원산지표시를 모든 음식점으로 확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밖에 농가의 지나친 불안심리로 인한 조기출하와 홍수출하로 소 파동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한씨는 이에 대해 "농민들이 흔들리지 않고 수입되기 전 같이 똑 같은 방법으로 꾸준히 소를 사육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의 안정화에 발벗고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의 긍정적 판정이 나면 당장 5월부터 쇠고기 수입이 예상된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한씨는 자신의 한우농장에서 생산된 단풍미인한우가 미국쇠고기에 비해 경쟁력을 이미 확보했다는 자신감에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 신홍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