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이진성 헌재소장

2019-01-01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헌법재판을 통해 국민의 눈물을 닦아 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국민여러분, 2018년 새날이 왔습니다. 

새해에는 국민 한분 한분의 하루하루가 건강과 행복으로 가득 차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일 년 동안 주어진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많은 일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직 대통령 탄핵에 이어 새 대통령 선거를 치렀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이에 따른 미국의 대응으로 인하여,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웠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포항 지진으로 인한 고통도 겪었습니다.

많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우리는 이러한 시련을 모두 이겨내면서 3% 대의 경제성장도 이루어 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루하루의 일상을 꿋꿋하고 의연하게 지켜내신, 국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무술년 새해는 우리가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하고, 정부를 수립한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한 1987년 민주화항쟁의 옥동자인 헌법재판소가 태어난 지, 서른 살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뛰어난 교육열을 바탕으로 개개인이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를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가 만든 스마트폰, 드라마, 음악이 세계인들의 손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그 동안의 역사적 시련을, 번영의 씨앗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김종삼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살았기 때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국민이 주인이신 우리 헌법재판소는 지난 30년 동안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고, 법치주의 원칙이 뿌리내리도록 애써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직 대통령의 탄핵심판사건을 심리하고 결정함으로써, 민주주의 제도만으로 위헌적이고도, 위법적인 상황을 해소하고, 법에 의한 정치권력의 교체를 이루어 내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습니다. 

국민여러분, 

이제는 출근길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즐거운 나라, 자신감과 포부에 찬 젊은이들이 자신의 손으로 미래를 일구는 나라, 남들과 다른 생각이나 외모, 피부색이 개성으로 존중받는 나라, 내 아이를 키우고 그 아이들이 자라나 살게 하고 싶은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대한민국이야말로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실질적 의미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나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헌법재판소는 여러분들을 향해 활짝 열려 있습니다. 

법령에 근거한 차별대우 때문에 억울할 때, 국가를 상대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여도 냉담한 대답이 돌아올 때, 혼자만의 용기로는 벗어날 수 없는 제도적인 굴레에 묶여 답답할 때, 주저하지 마시고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리십시오. 국민여러분의 손을 잡아드리고 눈물을 닦아 드리겠습니다.

우리의 역사에서 도전은 희망의 신호이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인류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활기차게 전진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헌법재판소와 함께, 자신감과 희망으로 힘차게 새해를 열어갑시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8년 1월1일 헌법재판소장 이 진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