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신청을 아예 할 수 없는 것이냐."최저임금 인상 시행 이틀째인 2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세사업자에게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정부가 신청접수를 받는 첫날이다. 하지만 정작 접수처를 찾은 영세사업자들은 신청자격을 묻기에 바빴다. 홍보 부족이 여실히 드러날 정도로 정부가 정책을 시행하는 데 급급했다는 방증이다.기자가 찾은 접수처는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다. 같은 시각 일자리안정자금 시책을 담당한 기획재정부의 김동연 장관(경제부총리)이 찾은 곳이기도 하다.이곳 7층에서 열린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설명회'에 참석한 영세사업자들은 신청자격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했고, 제도 자체에 대한 믿음도 부족했다.설명회에 참석한 영세사업자 A씨는 "일자리안정자금에 배정된 예산이 3조원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상반기에 3조원을 다 써버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강연자에게 물었다. 돌아오는 답은 "3조원을 다 써버리면 신청을 못한다"는 것. 일자리안정자금의 한계를 고백하는 말이었다.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한 우려는 여러가지다. 4대보험 가입을 꺼리는 영세사업자들이 있어 제도가 실질적으로 운영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올해까지만 실시되는 한시적인 사업이라 아쉬움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일자리안정자금은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4%로 인상돼 7530원이 됨에 따라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사업주에게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근로자 1인당 월 13만원의 지원금이 나오는데, 지원을 받으려면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가 신청 전 1개월 이상 월보수액 190만 원 미만 근로자를 고용해야 한다. 특히 고용보험 가입대상인 근로자는 고용보험에 가입돼야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제도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사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취지와 함께 이들의 4대 보험 가입을 유도하려는 성격도 동시에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인 미만 고용기업이 4대 보험에 신규로 가입하면 보험료 부담액의 50%를 2년간 세액공제하는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최저임금 인상 취지는 가계소득 개선을 통해 내수·투자·성장의 선순환을 창출해 소득주도 성장을 구현하는 것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영세업체 인건비 부담 완화와 고용 위축 방지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 연착륙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세사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최우선 역점으로 두겠다"고 했다.하지만 같은 건물 다른 공간에 있던 영세사업자들의 한숨은 줄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