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 13일만에 깨어나 첫마디는 “좋아서”

2011-02-03     이서현 기자

[매일일보] ‘아덴만의 여명’ 인질 구출 작전 중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58)이 3일 의식을 완전히 회복함에 따라 몸 곳곳 입은 부상 치료가 본격화 된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석 선장의 목숨을 구하는데 치료를 집중했지만 석 선장이 의식을 되찾은 만큼 부상치료를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석 선장이 13일 만에 처음 의식을 회복하고 한 첫마디는 “좋아서”였다. 처음 눈을 뜬 석선장은 주위의료진을 보면서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는데, 유 병원장이 중환자실 벽에 부착된 ‘석해균 선장님, 이곳은 대한민국입니다’라는 현수막을 가리키며 “여기가 어딘지 아시겠냐”라고 묻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이후 ‘왜 웃으세요’라는 유 병원장의 물음에 석 선장은 “좋아서…”라고 답했던 것이다.

의료진은 그동안 패혈증과 DIC(혈액응고 이상 반응) 증세를 호전시키는데 집중해 왔지만, 석 선장의 혈소판 수치가 정상에 이르고 의식을 완전히 되찾으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의료진은 이에 따라 가장 먼저 뇌CT 촬영을 통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석 선장의 뇌CT 촬영은 이르면 4일 이뤄진다.

의료진은 석 선장이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뇌CT 촬영 때문에 병실을 옮길 수 없고, 방사능 감염 우려도 있어 검사를 미뤄왔다.

석 선장의 몸 곳곳의 상처 치료는 다음주부터 본격화 된다.

의료진은 총상으로 벌어지거나 부서진 팔과 다리를 먼저 수술을 통해 접합하고, 파편 등으로 인해 발생한 상처의 봉합수술도 곧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의료진은 석 선장의 상처부위가 크고 워낙 많아 회복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주 정도면 의식을 회복한 석 선장이 일상 대화는 할 수는 있지만 수사기관에 협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유 병원장은 “수사기관 조사가 얼마나 급한지는 모르겠지만 석 선장의 큰 고름 주머니나 열려있는 상처 크기, 골절 상태 등으로 봐서는 당장 협조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석 선장은 앞서 오만 현지 병원에서 총상에 의해 여러 조각으로 분쇄된 왼쪽 팔뼈와 대장, 간 파열 부위를 치료하고 몸에 박힌 총알 2개를 제거하는 수술에 이어 국내로 이송돼 총알 2개를 추가로 제거하는 대수술을 또 한 차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