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광객 39만명 유치 ‘공염불’?…전통시장서 외국인 ‘까막눈’

[르포] ‘평창 동계올림픽 D-30’ 올림픽 거점시장을 가다
‘한 달 앞인데…’ 평창올림픽시장·강릉중앙시장, 외국인 위한 외국어 안내 대체 어디에?
간판·유도선 등 개선 미비…지원 예산 78억원 '헛돈'?

2019-01-09     이종무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올림픽을 위해 ‘거점 시장’으로 선정된 평창, 강릉의 대표 전통시장에는 외국인을 위한 안내 편의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에만 외국인 관광객 39만 명이 한국을 방문하고 모두 1조2543억원의 소비지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추가 관광 효과만 연간 3조2200억원으로 추산했다.하지만 이러한 예상도 관련 제반 준비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하다.실제 기자가 미국인 관광객과 함께 찾은 평창올림픽시장, 강릉중앙시장 등 이번 올림픽을 위해 거점 시장으로 선정된 개최 도시의 대표 전통시장에는 올림픽 개막이 코앞인 상황임에도 생소하게 느껴질 우리나라의 음식뿐만 아니라 해산물과 건어물 등 관련된 모든 상품을 설명하는 외국어 팻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간판과 유도선 역시 마련되지 않았다.미국인 관광객 알론소 스미스(27)는 “한국의 맛있는 음식과 해산물을 먹고 싶어도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등을 알 수가 없어 당황스럽다”며 “특히 시장에 외국인을 위한 안내센터도 찾기 쉽지 않아 한국어로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들이 이번 올림픽에 방문한다면 힘든 시장 관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당초 중기부는 지난해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강원도와 공동으로 우수 전통시장과 연계해 올림픽 기간 동안 방문할 외국 관광객을 위해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이를 위해 전통시장의 관광 자원화와 매출 확대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평창 동계 올림픽 전통시장 관광객 유입 촉진 사업’을 지원, 거점·배후 시장의 문화 콘텐츠 개발과 전통시장 통합 홍보 등에 모두 78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거점·배후 시장의 문화 콘텐츠·이벤트 개발 등 지원’에 모두 5억5000만원을 투입, 평창과 강릉, 정선 등 각 거점 시장 3곳에 1억원씩 지원했다.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지난해까지 정비됐어야 할 제반 준비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동계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는 시장 상인도 크게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평창올림픽시장에서 특산 음식을 판매하는 이모 씨(33)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군청 등에서 외국어 표기 팻말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에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라며 “그 많은 지원 예산이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평소에도 어려운데 올림픽이라고 별다른 기대가 없다”고 토로했다.이와 관련, 평창군청 관계자는 “강원도전통시장지원센터에서 관련 사업에 대해 지난해 입찰 공고를 냈는데 한 번 유찰돼 지연된 부분이 있다”며 “이달 중순~말까지는 완료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강릉시청 관계자 역시 “외국인 등 관광객을 위한 간판과 유도선 등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중기부의 공모 사업인 ‘문화관광 육성 사업’이 지난해 사정으로 다소 늦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최대한 동계 올림픽 개막 전까지는 완료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