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남북회담] 北 역대 최대 규모 대표단, 평창올림픽 올 가능성 높다

선수단·응원단 규모는 상대적 미미할 듯
예술단·참관단·태권도시범단 규모 귀추
北 2인자 최룡해 방남 가능성 거론

2019-01-09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북한이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규모 대표단 파견 의향을 전해 규모와 누가 방한할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날 북한은 기조발언에서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을 기본으로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할 의사를 밝혔다.북한은 이전까지 남한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예술단과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등을 파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 때문에 남북 조율을 거쳐 해당 인원이 모두 평창올림픽에 올 경우 북측 방문단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앞서 북한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시작해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보냈다. 이 중 제일 큰 규모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으로 선수단 362명, 응원단 288명 등 총 650명을 파견했다.다만 이번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이라 이전 대회에 비해 선수단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동계스포츠 특성 상 실내에서 진행되는 종목이 많지 않은 점 때문에 대규모 응원단도 기대하기 힘들다.오히려 예술단과 참관단 및 태권도 시범단이 주목된다. 예술단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북한판 걸그룹’이란 별칭으로 평판을 쌓고 있는 모란봉악단과 함께 지방순회공연을 다닌 왕재산악단, 공훈국가합창단 공동 방남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당 인원만 1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태권도 시범단은 지난해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공연을 한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시범단이 다시 올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인원은 총 36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당 공연을 직접 참석해 관람한 뒤 “WTF와 ITF가 하나가 되고, 남북이 하나가 되고, 세계가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WTF와 ITF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합동 시범공연을 추진하기로 구두 합의했다.이들을 통솔하는 북측 고위급 인사로는 2인자로 부상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최 부위원장은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겸 노동당 비서이던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황병서(당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당시 당 통일전선부장) 등과 함께 방남했다. 이들은 남측에서 김관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과 고위급 접촉도 했다. 또한 최 부위원장은 지난 2016년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참석하기도 했다.이외에도 대남 총책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도 언급되고 있다. 다만 이들 두 사람은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금융제재 대상일 뿐 출입국 금지는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도 이번 대표단 명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한편 이번 남북 고위급 회담 관련 주변국인 미국과 일본 등은 기존 제재 위주의 대북 압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미국과 일본 국방장관은 남북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이 전했다.요미우리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전화 통화에서 남북 회담이 순수한 대화가 아닌 최근 대북 압력이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끌어 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미국,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대북 압력을 최대한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이번 전화회담에 대해 요미우리 신문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일본의 긴밀한 공조를 보여줘 북한을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