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기업, 공모주식 가치 부풀려 평가

2012-02-09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기업공개(IPO)를 할 때 상당수 회사가 공모주식의 가치를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 수익을 추정한 경우 실제 실적이 77.6%에 불과했다.

9일 금융감독원은 2008년1월1일부터 2009년12월31일까지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104개 회사와 관련 주관회사 18개를 대상으로 공모주식 가치평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60.6%(63개)의 주관회사가 다양한 가치평가 방법을 종합적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주로 비교가치법의 일종인 주가수익률(PER) 방식에 의존했다.

우선 가장 보편적인 방식인 PER를 사용한 회사(97사)가 적용한 PER의 평균은 13.1배로 시장평균(미국, 10.9%)보다 19.8% 높게 책정했다.

특히 시장기준보다 높은 PER를 적용한 회사의 상장 1개월 후 평균 수익률은 5% 수준으로 평균치(13.6%)의 절반을 밑돌았다. 반면 시장기준보다 낮은 PER를 적용한 회사는 평균치의 2배에 가까운 24.6% 수익률을 나타냈다.

미래수익을 추정해 밸류에이션을 한 회사(59사)의 상당수는 추정 실적을 과대 산정했다. 44개사(78.6%)는 미래수익을 높게 추정해 평균적으로 실제 실적이 추정 실적의 77.6%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상장한 142개사는 공모물량(13조6000억원 규모)의 64.7%(8조5000억원)를 기관투자자에 배정했다. 기관투자자별로 자산운용회사(47.7%), 저축은행(10.5%), 증권회사(8.8%)에 대한 배정 비중이 전체의 67% 이상을 차지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IPO 주식을 상장 당일 34.2%, 4주 이내에 48%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특히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는 각각 배정수량의 81.7%, 66%를 상장 4주 이내에 처분하는 등 상장 초기 공모주식 대량매도를 주도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매도비중이 늘었지만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는 경우에는 매도비중에 큰 변화가 없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할 때 매도비중이 높았으며,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공모주식 단기매도 성향이 드러났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은 주가가 하회할 때 매도비중이 높았다. 또 상승시 매도비중 역시 20% 수준으로 제한적인 등 상대적으로 장기 보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가 산정기준을 투명하게 공시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에 도움을 주고 발행회사 및 주관회사의 적정 공모가 산정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관회사가 참여기관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 배정 순위등급(tier)을 구체적으로 구분한 뒤 중·장기 투자성향 기관투자자 위주로 물량을 배정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의 경우 불성실수요예측 참여자에 대한 불이익 부과 방안 강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