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파라치 통해서라도”...정부, 부정수급 방지대책 발표
2019-01-11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정부가 각종 정부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해 칼을 들었다. 지난해 10월 논란이 됐던 ‘어금니 아빠’ 사례처럼 정부의 지원금이 엉뚱한 곳에 지급돼 오히려 필요한 곳에 미치지 못하는 사태를 막겠다며 부정행위를 하는 기관이나 공무원 등을 엄벌하겠다는 강력한 대책을 내놓았다.정부는 11일 열린 제2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정부 기관 및 지자체 감시 강화 △민간 네트워크 적극 활용 △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체계 향상이라는 3중 대책으로 세어나가는 지원금을 차단할 예정이다.우선 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은 △보건복지 △농림수산 △고용노동 △교육환경 등 부정수급 4대 빈발 분야에 대해 관계기관과 합동·기획점검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강력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관계부처인 고용노동부도 이날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그간 훈련생 허위 등록과 부실 운영 등 직업훈련사업 관련 부정수급 훈련기관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철저히 검증하고 평가해 부정·부실이 적발된 기관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행정처분은 물론 형사고발까지 고려하고 있다.정부는 또 그동안 36개 기관의 재량에 맡겼던 ‘보조사업 점검평가단’ 구성을 앞으로는 반드시 구성하도록 했다. 각 지자체에도 인건비를 상향해 17개 시·도에 보조금 부정수급 전담조직을 설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보조금관리위원회는 매년 초 부처별 관리 실적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기로 했다. 현행법상의 부정수급 적발시 향후 관련사업 배제조항, 보조금 반환 및 5배 이내의 제재부가금 부과 조항, 소관부처 홈페이지 명단공표 조항 등을 관리하게 된다.국무조정실은 이를 정부업무평가, 보조사업 연장평가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로 시도별 보조금 관리실적을 지자체 합동평가에 반영하도록 하고 필수 감사항목에 보조금 관리실태를 포함시켜 수시 감시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부처별로 신고포상금 표준안을 마련하고, 포상금 상향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밝혀내기 힘들었던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하기 위해 주민자치회와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자율적 조치를 권장하고, 행안부 지방예산낭비신고센터 내에 있는 ‘국민감시단(246명)’ 제도를 17개 시·도로 확대하는 등 민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이와 관련,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필요하다면 ‘보파라치’(보조금+파파라치)라 할까, 보조금 부정수급을 신고하는 분들께 보상을 드리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것(신고)을 좀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감시도 강조했다.이 외에도 지방보조금 관리법을 추진해 중복·부정수급을 예방하기 위한 관련 정보수집·활용 근거, 환수·제재 근거 등을 명확히 규정한 제정안을 제정안을 올 하반기에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한편 정부는 현재 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e나라도움)에 연계돼 있지 않는 자동차보험 정보, 기부금 모집 승인정보, 고액입금 등 특이 금융거래 정보 등 12개 공적 자료를 추가로 연계시키고, 부처별로 부정수급 정보를 입력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부정수급 징후가 발견되거나 소득변동·사망 등으로 수급자격이 변동될 때는 즉시 각 부처에 자동으로 알리는 기능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