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사임 거부에 시위자들 분노

2012-02-11     서정철 기자
[매일일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0일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면서 헌법개정을 지시했다. 하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의 이러한 발표는 그가 대통령직을 유지하면서 개혁 과정을 관장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위자들의 즉각 퇴진 요구에 크게 미흡한 것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 발표를 기대했던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자들은 그의 연설내용에 놀란 표정을 짓고 분노감에서 손바닥으로 이마를 감쌌다. 일부 시위자들은 눈물을 보이거나 경멸의 뜻으로 구두를 머리 위로 들고 흔들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끝내자 시위자들은 "물러가라!" 계속 외쳐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5분의 연설 말미에 "나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을 부통령에게 이양하는 것이 요구된다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 헌법 조항은 대통령이 "잠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없으나 사임할 의사가 없을 경우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한다고 되어 있다.

무바라크는 시위자들의 요구가 정당하고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자들의 개혁요구에 부응해 헌법 6개 조항을 개정할 것을 제안하고 긴급조치법을 해제하겠다고 말했지만, "치안이 확보되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는 술레이만 부통령이 앞서 제시한 약속으로 시위자들이 거부한 내용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