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환 “모 정당, 석해균 선장 정조준 피격 주장했다”
[인물포커스]한나라당 대변인, ‘유언비어’ 비판하려다 ‘유언비어’ 제조기 됐다?
석해균 선장 UDT대원 총탄에 맞았다는 의혹 사실로 드러나
누리꾼들 “간첩까지 들먹인 안 대변인 이제 말 좀 해보시죠?”
비난여론 입장 질문에 “모 야당 논평, 마치 정조준해서 우리 해군이
일부러 석 선장을 쏜 것처럼 되어 있다”고 주장…또 유언비어 유포
안형환 대변인은 “과연 이것이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인가”라며 “그런데도 버젓이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이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변인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지난 연말부터 구제역이 미국산 소 수입을 위해서 미국측에서 퍼트렸느니, 또는 우리 정부가 퍼트렸느니 식의 악성 유언비어를 퍼트린 사람들로 생각된다”면서 “천안함 사건 때는 북한이 아닌 다른 세력, 미국이니 우리 군이니 하는 별의별 음모론을 인터넷에 퍼트렸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제가 만나본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한 사람들을 찾아서 사법처리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주장도 했다. 우리 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갈등을 부추기려는 간첩의 소행이나 다름이 없다는 말들도 있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이런 유언비어 유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밝혔다.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안 대변인은 시종일관 석해균 선장이 우리 UDT 대원의 총에 맞았다는 의혹에 대해 ‘유언비어’, ‘음모론’ 이라고 주장하며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확신을 갖고 입장을 피력했다.
수사본부 “3발중 1발, 우리 해군 것”
하지만 이러한 안 대변인의 주장은 채 이틀이 지나지 않은 7일 오전 뒤집혔다.
김충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장은 7일 오전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4발중 우리가 3발을 인수했고, 이 가운데 1발은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권총탄이나 MP5 9㎜ 기관단총탄 또는 MP5 소음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1발은 해적들이 사용하는 AK소총탄이 맞고, 나머지 1발은 피탄으로 인해 떨어진 선박부품이 석 선장의 몸에 박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이 우리 해군의 탄환으로 추정되는 1발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확한 감식결과가 아니고, 육안감별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면서 “국과수 감식결과는 다음주중에 나올 것”이라고 전제를 달긴 했지만 안 대변인의 '유언비어론'은 뒤집히게 됐다.
안형환 대변인이 ‘유언비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던 내용들이 ‘사실’로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그의 ‘유언비어’론이 ‘유언비어’였다”면서 비판에 나섰다.
한 누리꾼은 “유언비어라고 국민을 협박하더니 결국 사실이었다”라면서 힐난했고 다른 누리꾼 역시 “간첩 소행이라더니 이래도 간첩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안형환 대변인 이제 말 좀 해 보시지요??”라며 비꼬았다.
진보신당도 안 대변인의 ‘유언비어’에 대해 “정당한 의혹제기를 비난한 정부여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석해균 선장이 우리 해군이 쏜 총에 맞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결국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해적진압 과잉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석 선장 오발탄 피격에 대한 정당한 의혹 제기는 ‘유언비어’라며 몰아붙이던 정부여당은 이로써 아무런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밝혔다.
심 대변인은 “정당한 의혹제기 마저도 ‘갈등을 부추기는 간첩 소행’으로 빗대며 ‘사법처리’ 운운하는 논평으로 몰아 붙였던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네티즌들에 대한 색깔 공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변인은 “의혹이 제기되면 이를 규명하려하기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의혹은 모조리 ‘유언비어’로 몰아붙이는 행위는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과 다름없는, 공당이 취할 태도는 아닌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참여당 양순필 대변인 역시 8일 논평에서 “소말리아 피랍 선원 구출 작전 중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이 우리 군이 쏜 총에 맞았을 수 있다는 네티즌들의 의문이 해경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네티즌이 제기한 이런 의문을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유언비어로 매도하고 이를 제기한 국민들을 향해 ‘간첩 소행이나 다름없다’는 극언을 내뱉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 우리 정부와 군을 믿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는데 이명박 정권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더불어 양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수많은 민주 인사들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고 감옥에 보낸 독재 권력의 후예”라며, “이런 정당의 대변인이 제 나라 국민들을 향해 또 다시 간첩이라고 공격하며 입을 막고, 진실을 감추려 하다니 역사의 심판이 두렵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한편 자신의 ‘유언비어’ 발언이 이렇게 누리꾼들과 야당으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안형환 대변인은 뜬금없이 “이 사건과 관련해 나온 야당의 논평 주장도 잘못된 것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안 대변인은 <매일일보>과의 7일 전화통화에서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3발의 총탄 중 1발이 우리 측 해군의 것이라는 것은 오발탄 한방이 맞은 것 같은데 야당 논평에서는 마치 정조준해서 우리 해군이 일부러 석 선장을 쏜 것처럼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런 주장을 한 사람들을 찾아서 사법처리를 해야”한다거나 “우리 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갈등을 부추기려는 간첩의 소행이나 다름이 없다”는 등 자신의 논평내용에 대해 “추후에 해명 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그런데 안 대변인과의 8일 전화통화 후 그가 언급한 ‘정조준’했다는 내용이나 비슷한 뉘앙스의 타 정당 논평이 있는지 찾아보았으나 끝내 찾을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9일 다시 안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어느 당 어느 대변인의 논평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인지 물었다.
추가 질문에 대해 안 대변인은 “바쁜 관계로 다른 당의 논평을 보지는 못했다”고 7일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밝히면서 “타 정당의 비판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는 또한 간첩론 색깔론 관련 “추후 해명” 약속과 관련해서도 “간첩론, 색깔론이 돌고 있는 것 역시 지인들의 말을 옮겨 적었기 때문에 추후 해명 자료를 내지는 않겠다”고 입장을 바꿔 관련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 꺼리는 태도를 보였다.
국과수, 석해균 선장 피탄 1발 우리해군 총탄 최종 확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3발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결과 1발이 우리 해군이 쏜 총알의 유탄으로 최종 확인됐다. 소말리아 해적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공안부는 국과수의 정밀감식 결과,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3발 중 1발이 우리해군 청해부대가 보유하고 있는 총알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 탄환의 변형된 것으로 볼 때 구출작전 당시 혼잡한 상황에서 선박 내 벽면이나 바닥 같은 곳에 1차 충격한 후 튕겨져 나온 유탄이 석 선장의 몸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탄환이 해경 수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 해군이 보유한 권총과 MP5 기관단총 또는 MP5 소음기관단총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총알로 어떤 총에서 발사됐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해경은 총 4발의 총알 중 3발을 인수해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1발은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권총탄이나 MP5 기관단총탄 또는 MP5 소음탄으로 추정,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 했었다.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4발의 총탄 중 1발은 오만 현지에서 분실했으며, 나머지 2발 중 1발은 AK 소총탄이며, 1발은 총탄에 의해 떨어진 선박부품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은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총탄 1발이 우리 해군의 것일 수 있다는 수사본부의 발표가 나온 7일 논평을 통해 “오발탄을 쏜 군인을 소환하는 등 당시 경황을 확인하는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옥 대변인은 “정부여당은 석해균 선장 오발탄 피격에 대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며 어물쩍 넘어갈 것이 아니라 군이 무리한 구출작전을 펼치다 선원들의 안전을 위협한 것은 아닌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대변인은 특히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의 성과를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랑하면서 선원들의 안전과 생명의 위험마저도 쉬쉬하고 넘어가려 했던 정부여당의 태도 또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석해균 선장이 위독한 상태였음에도 이를 축소 발표했던 것이나, 석 선장 몸에서 나온 탄환 한발을 잃어버렸다는 어처구니없는 발표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분명히 해명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