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

철권통치 '30년', 역사의 뒤안길로…

2011-02-12     신재호 기자
[매일일보] 강력한 퇴진 압박에도 꿋꿋이 버텨오던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82)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을 통해 하야의 뜻을 밝히면서 이집트 30년 철권통치가 막을 내렸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부통령 재임 중이던 지난 1981년 故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이 이슬람주의자들에 의해 암살된 뒤 권좌에 올랐다. 하지만 그 당시 공군참모총장 출신의 무바라크가 이렇게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무바라크 정부는 중동의 아랍국가 중 1979년 이스라엘과 가장 먼저 평화협정을 맺은 우방국으로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매년 수십억 달러의 경제·군사 원조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그는 서방국들의 정치적인 변화의 압력에 끝까지 저항해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2005년 9월 헌법 개정을 통해 사상 최초로 복수 후보가 출마하는 대통령 선거를 실시해 연임에 성공했다. 비록 반대세력인 무슬림형제단 측에서 불법선거 의혹을 제기했지만 야권을 철저하게 탄압하는 권위주의 정권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이집트는 지난해 11월에는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민주당(NDP)이 90%에 달하는 의석을 장악해 의회가 무바라크의 결정을 자동적으로 승인하는 집단으로 전락했다는 등 정치적인 저항도 강력히 통제해왔다.

무바라크의 퇴진은 튀니지의 오랜 지도자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을 몰아낸 시민혁명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집트 시위대들은 물가인상과 빈곤, 실직 등을 이유로 무바라크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해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의 즉각 사퇴요구에 최측근인 아흐마드 나지프 총리를 포함한 내각 총사퇴와 정치·경제 개혁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결국 시위 18일 만에 시민혁명 앞에 무릎 꿇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