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상화폐 실명제 우선 추진..안 통하면 거래소 폐지 카드”(종합)

2019-01-15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방침이 오락가락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자 국무조정실이 컨트롤타워를 자처,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실명제 도입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에서는 이 같은 금융대책이 시장의 투기 열풍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도 최후의 카드로 꺼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국무총리 소속 국무조정실의 정기준 경제조정실장은 15일 긴급 브리핑에서 “12월 28일 특별대책에서 밝힌 가상통화 실명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시세조작, 자금세탁, 탈세 등 거래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검찰, 경찰 및 금융당국의 합동조사를 통해 엄정 대응·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어 정 실장은 “(거래소 폐쇄 방안은) 12월 28일 특별대책에서 법무부가 제시한 투기 억제 대책 중의 하나로 향후 범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협의와 의견조율 과정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그러면서 “가상통화에 대해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국무조정실이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통해 논의 · 대응해 왔으며, 앞으로도 가상통화에 대한 부처입장 조율 등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이 중심이 되어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정부는 지난달 ‘가상화폐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전면 중단하고, 실명계좌를 통해서만 입출금을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오는 20일부터 시중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용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으나, 지난 11일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법안 발언 이후 일부 은행에서 실명확인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고 말해 가상화폐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를 불렀다.이번 국무조정실 발표는 이 사태에 대한 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힌 것이다. 가상화폐의 범정부 컨트롤타워는 국무조정실이며 법무부의 안은 아직 '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거래소 폐지는 당장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우선은 가상화폐 거래에 실명제를 도입해 불법 자금 등이 거래소를 통해 세탁되는 것을 막고 과도한 투기를 예방하겠다는 것.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거래소 폐지 발언은) 일종의 해프닝이었을 뿐 실명확인 입출금제는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 폐지법안은 가장 강력한 카드의 하나”라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꺼낼지를 결정할 것이다. 금융대책을 중심으로 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계속 과열된다면 거래소 폐지법안도 꺼내야 하는 안 중의 하나”라고 했다. 이날 국무조정실은 그동안 불명확했던 가상통화에 대한 정의도 분명히 밝히며 거래 행위에 대한 개개인의 책임을 강조했다. 정 실장은 “가상통화는 법정화폐가 아니며, 어느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행위·투기적 수요, 국내외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하여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상 통화 채굴, 투자, 매매 등 일련의 행위는 자기책임하에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정 실장은 또 “과도한 가상통화 투기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면서도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연구개발 투자를 지원하고 육성에 나가기로 했다”고 말해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