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 대회(이하 평창올림픽)를 한 달여 앞두고 18개국 60여 명의 국내외 작가들을 비롯한 200여 명의 문인들이 한데 모여 평화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열린다.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대학교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과 함께 오는 1월 19일 부터 22일 까지 서울대학교와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2018 국제인문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의 일환으로서 <세계의 젊은 작가들 평창에서 평화를 생각하다-자연, 생명, 평화의 세계를 위하여>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포럼은 분쟁, 빈곤, 생태, 문화다양성 등 인류사회의 오랜 고민에 대해 논의하고 그 속에서 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모색하는 자리이다.
특히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맞물려 평창올림픽이 '평화와 문화의 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의미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1.19 개막식에서 소설가 김연수, 터키 작가 하칸 귄다이 기조발표
1월 19일 오후 6시부터 9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서울대 성낙인 총장의 환영사와 문체부 도종환 장관의 축사로 시작해 소설가 김연수와 터키 출신 작가 하칸 귄다이의 기조발표로 이어질 예정이다. 포럼에 참여하는 국내외 작가 외에도 고은 시인, 유안진 시인을 비롯한 문학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포럼의 시작을 축하한다.소설 <꾿빠이 이상>,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각각 동서문학상과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연수는 ‘평화를 두려워하지 않기'라는 제목의 기조발표에서 ‘펜은 칼보다 강하지 않다'고 역설하며 문학은 나약하기에 언제나 평화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소설 <데르다(Az)>로 2014년 터키-프랑스 문학상을 수상한 또 다른 연사 하칸 귄다이(Hakan Gunday)는 터키인으로서 그리스에서 태어나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벨기에, 터키 등에서 성장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를 평화로 이끄는 세 가지 단계와 함께 ‘연민’을 바탕으로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1. 20.~21. 장강명, 김숨, 데버라 스미스(영국) 등 참여, 주제별 본격 논의
개막식에 이어 1월 20일 서울대학교 두산인문관과 1월 21일 평창 한화리조트에서는 국제인문포럼의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된다. 섹션 1 ‘분쟁 혹은 분단’에서는 박혜영 인하대 교수의 사회로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등으로 알려진 소설가 장강명이 발표하며, 강신애, 김동식, 신주희, 전성태, 진은영 작가가 토론에 참여한다.해외 작가로는 바기프 술탄르(Vagif Sultanly, 아제르바이잔), 리카르도 차베스(Ricardo Chavez, 멕시코), 칼레드 흐룹(Khaled Hroub, 팔레스타인), 후인 쫑 캉(Huỳnh Trọng Khang, 베트남), 아베 마사히코(阿部公彦, 일본)가 참여한다.최근 국내외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여성 혹은 젠더’를 주제로 열리는 섹션 2에서는 소설가 김숨이 <돌아오지 않은 여자들, 돌아온 여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전쟁과 여성의 성에 대한 문제를 발표한다. 이 외에도 섹션 3 ‘빈곤’, 섹션 4 ‘언어와 문화다양성’, 섹션 5 ‘자연과 생태’, 섹션 6 ‘지역과 세계’를 주제로 국내외 작가의 발표와 열띤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바 있는 데버라 스미스(영국)는 섹션 4에서 ‘우리가 번역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말하는 것들’을 주제로 일련의 경험을 발표한다.1. 21.~22. 임진각 일대 및 대회시설 방문 후 평화선언문 마련
이번 포럼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1월 21일 도라산역 등 임진각 일대와 평창올림픽 대회시설도 둘러본다. 이후 평창 한화리조트에 집결해 지역문인들과 함께 섹션 6 ‘지역과 세계’를 주제로 마무리 토론을 진행하고 ‘평화선언문'을 함께 만들면서 교류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평화선언문은 세계적 잡지 ’라이프(LIFE)'지의 표지를 장식한 바 있는 사진작가 윤정미가 평창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들에 참여 작가들의 평화에 대한 소감이 얹어진 총 156개의 조각으로 구성되며 평창 이효석 문학촌에 설치되어 이번 포럼의 유산으로 남겨진다.지역문인들 권역별 포럼으로 참여, 평화낭송회로 독자 만나
국제인문포럼은 영남, 호남, 충청 3개 권역별 포럼을 통해 지역에서도 함께 열린다. 1월 18일오후 4시, 마산 3.15 아트센터에서는 ‘자유’를 주제로 영남권 포럼이, 1월 19일 오후 6시,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생태’를 주제로 호남권 포럼이 개최된다.마지막으로 1월 20일 오후 3시 청주 밸류호텔 세종시티에서는 영호남, 충청의 지역문인들이 함께 모여 '인간과 휴머니즘(Humanism)'을 주제로 합동 포럼을 개최한다. 그리고 이들은 행사를 마친 후 평창 한화리조트로 이동해 국제인문포럼의 섹션 6과 문학의 밤, 폐막식에 동참한다.권역별 포럼과 더불어 1월 2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서는 ‘세계작가들과 함께하는 평화 낭송회’가 열린다. 장강명, 김이듬, 전성태, 지한 오마르 (Gihan Omar, 이집트), 달미라 틸레프베르겐(Dalmira Tilepbergen, 키르기스스탄) 등 11명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낭송하고 독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평화가 널리 퍼진다’는 ‘평창(平昌)’의 뜻을 되새기는 계기
도종환 장관은 “역사를 보면 인류의 작고 거듭된 시도가 모여 더욱 나은 사회를 만들어왔다.”라며, “우리가 힘을 모으면 세상이 변할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광장으로 불러 모으는 힘은 여러분의 펜 끝에서부터 시작된다. 평화가 널리 퍼진다는 평창(平昌)의 뜻처럼 여러분이 만든 평화선언문이 평창을 중심으로 세계에 널리 퍼지고 오래도록 빛나기를 기원한다.”라고 밝혔다.한편 오는 4월에는 이번 포럼의 기념저술로서 문화의 보편성과 다양성을 주제로 인문학, 사회학, 자연과학 분야의 논문 24편을 선정해 새롭게 집필한 교양서도 발간될 계획이다.